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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의 시대…남매에 기대 큽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7/08/21 경제 2면 기사입력 2017/08/20 20:00

'가업 잇는다'
리스 오키드(Lee's Orchid) 이상각 대표와 두 자녀

리스 오키드의 이상각(왼쪽) 대표가 아들 데이빗, 딸 새라와 매장을 둘러보며 꽃 상태를 살피고 있다. 김상진 기자

리스 오키드의 이상각(왼쪽) 대표가 아들 데이빗, 딸 새라와 매장을 둘러보며 꽃 상태를 살피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다운타운 최대 난 매장
농장에서 직접 재배·유통

꽃·서플라이 원스톱 서비스
"고객이 밸류 느낄 수 있어야"


남매가 닮았다. 선하고 깨끗한 인상이 멀리서 봐도 딱 오누이다.

성격은 차이가 있다. 동생은 야무졌지만 오빠는 조금 여유가 있다. 두 살 위인 오빠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다. 동생은 실무적 감각이 탁월해 벌써 부친 회사의 매니지먼트를 총괄하고 있다.

LA다운타운의 꽃 도매상인 리스 오키드(Lee's Orchid)의 이상각 대표는 그런 이유로 자녀가 힘을 모아 가업을 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들은 예술을 전공해서 그런지 남들이 잘 생각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하는데, 사진을 하나 찍어도 아주 디테일하게 진행한다. 딸은 일처리가 똑부러진다. 캘스테이트 풀러턴서 비즈니스를 전공한 후 회사에 합류한 지도 벌써 8년 째다. 부족한 점을 상호보완하면 좋은 조합이 나올 것 같다."

이 대표는 아들, 데이빗(31)의 창의성에 주목한다. 데이빗은 패서디나 아트스쿨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했다. 회사에 합류한 지는 4년 쯤 됐다. 요즘은 꽃 사업도 온라인으로 옮겨 가는 추세라, 아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기업의 사활은 창의적 사고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남들과 같아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자신이 은퇴 후 오누이가 더 크고 멋진 오키드 매장으로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리스 오키드는 다운타운 플라워 디스트릭트인 샌줄리안 스트리트를 따라 7가와 8가 사이에 본사 사무실을 겸한 2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2층 건물에 입주해 있다. 난을 뜻하는 오키드라는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난 매출 비중이 크다.

이 대표는 "난으로만 치면 아마 우리 회사가 미국에서도 제일 클 것이다. 난을 중심으로 컷 플라워 등 플랜트가 전체 매상의 80%, 나머지는 화분, 비료, 리본 등 다양한 서플라이 판매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플라워 디스트릭트 도매상가에는 전체 120여 업체가 있고 그 중 한인이 운영하는 곳은 10% 정도라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리스 오키드는 인근의 월과 메이플 스트리트에 있는 꽃 도매상가에도 10개, 한인타운 가주수퍼마켓 3층에 전문 리테일 매장 1개 등 12개의 도소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리스 오키드가 난 비중이 큰 것은 샌디에이고카운티 폴브룩과 샌마르코스시에 별도의 난 농장을 직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개 농장에서만 한해 100만 개의 난 화분을 생산한다.

난은 주로 대만 등지에서 모종을 항공기로 공수해 온 뒤, 온도 및 살수 시스템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농장에서 재배된다.

컷 플라워는 모두가 수입산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에는 샌프란시스코나 샌디에이고 등지에서도 재배했지만, 이제 미국에서 재배하는 컷 플라이워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리스 오키드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난이나 컷 플라워는 공항에서부터 쿨러 차량을 이용해 쿨링 시설을 갖춘 농장이나 도매상가 내 부스까지 옮겨, 선선도 유지에 전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인타운에만 꽃 소매상이 40여 곳이다. 그들 외에 인근 및 타지의 타인종 소매업소에서도 꽃을 사가는 데, 최대한 좋은 상태의 꽃을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1년 LA로 이민한 이 대표는 원래 부동산 사업을 했다. "꽃과 난 농장사업이 가업으로까지 이어질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부동산 가치가 조금 떨어지는 물건을 사서 리모델링해 되파는 일을 주로 했다. 그러던 차에 지난 2000년 벤투라카운티 쪽에 인수한 2개의 난 농장을 매각하지 못하고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 대표는 "이민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부모님이 하던 농기자재상을 운영한 경험이 있던 터라, 농장 운영에 유리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장운영은 간단한 농기구나 농약, 비료, 씨앗 등을 파는 일과 달랐다.

이 대표는 농장에 간이 숙소까지 마련해 숙식을 해결하면서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이 대표의 두 자녀도 시간이 날 때는 농장에 나와 비닐하우스를 치는 것을 돕는 등 힘을 보탰다. 한 번 시작한 일은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 성격의 이 대표인지라 이내 난을 키우고 유통하는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었다. 리스 오키드는 난이나 플라워와 관련해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내 조직도 난을 수입하고 키워내는 그로잉사업부, 홀세일 파트, 웨딩과 장례용 꽃 디스플레이를 하는 이벤트사업부 그리고 사무를 총괄하는 오피스로 나뉘어 70여 명의 직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대표는 "리스 오키드의 꽃이나 난을 찾는 고객에게는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사업을 돕는 자식들에게도 특별히, 고객이 오키드 상품에 어떤 밸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함께 일하고 있다는 자체가 행복"

'사랑과 존경'의 파트너

리스 오키드는 호접란(팔레놉시스 phalaenopsis)을 전문으로 한다. 동양이나 서양에서도 '나비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나비가 나는 모습을 보면 아마 누구라도 '사랑'과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 호접란의 꽃말도 그렇다. '당신을 사랑한다' 혹은 '행복이 날아든다'.

이상각 대표가 가업을 잇고 있는 두 자녀와 매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딱 그랬다. "애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죠. 아버지 일을 돕겠다고 애쓰는 모습도 너무 사랑스럽고요."

아직, 이 대표가 바라보는 두 자녀는 온실 속에 있다. 딸, 새라는 "아버지의 추진력이나 비즈니스 수완 등을 배우려면 한참 멀었다"라고 말한다. 데이빗도 "아버지가 작게 시작한 난 농장을 지금처럼 키워냈다는 데 존경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데이빗과 새라, 남매에게 '난'이란 질문을 던졌을 때 "생명체를 키우는 진짜 소중한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대표가 가진 모든 것을 투자하면서 살려 내려고 노력했던 그 난(사업체)이 자녀들에게도 생명처럼 소중한 느낌이었으리라. '아직 멀었다'고는 하지만 이 대표의 입에서 '은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남매에 대한 그런 믿음이 큰 탓이 아닐까.
이상각(맨 앞) 대표가 자녀에게 호접란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이상각(맨 앞) 대표가 자녀에게 호접란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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