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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북한보다 더 얄미운 중국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한 뒤 국제적 발언권이 높아지는 조짐이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는 별 효과도 없는 제재 조치를 발표하고 손에 쥔 카드가 아무것도 없는 대한민국 처지만 처량하게 변하고 있다.

한인 입장에서는 핵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만큼, 어떤 의미에서는 그 이상 미운 대상이 중국으로 변하고 있는 시점이다. 아무리 같은 공산국가라도, 아무리 한국전쟁 때 피를 흘린 동맹이라 할지라도 자기네 국경 지대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핵 가루가 흩날리는 판국에서도 일방적으로 북한을 지지하고 있다.

'상주보다 곡장이가 더 서럽다'는 속담처럼 생존권이 달린 사드 배치를 놓고 북한보다 더 흥분한 채 온갖 치졸한 경제-문화 보복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한국사람들이 김치를 많이 먹고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남측을 맹비난한다. 그러나 북측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며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헷갈리는 훈계로 그친다.

한때 우리 언론이 '중공'으로 표현했던 중국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무슨 도발이 발생하기만 하면 항상 한국 측의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며 천안함 폭침·연평도 해전 때도 북한을 지지했다. 사고를 저지르는 것은 저쪽인데 늘상 피해국의 감정적인 행동 자제와 국제사회의 신중함을 따지고 드는 것이다.

중국이 어떤 나라인가. 지구촌 240여 개 국가 가운데 인구는 단연 1위(약14억 명)에 땅덩어리 크기도 러시아·캐나다·미국에 이은 4위다. 변방에 따로 떨어진 알래스카와 하와이주를 제외하면 미국보다 훨씬 영토가 넓다.

자기네 나라에 위협이 되는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정부 차원에서 인터넷을 통해 롯데를 공격하고 불매운동을 벌이며 한류 확산까지 막고 있다. 뒷골목 불량배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남북 간의 통일을 바라지 않은 채 '꼭두각시 괴뢰정권'일지라도 김정은이 다스리는 편이 자기들 이익에 부합한다는 이유 때문인가.

북한은 또 어떤 나라인가. 36년 전 미얀마(옛 버마)의 아웅산 테러 당시 확실한 증거가 드러나도 시치미를 뗀 곳이다. 그럼에도 '맏형'을 자처하는 중국은 이처럼 철없는 동생에 대해 야단은 커녕, 은근히 부추기고 즐기는 듯한 행동을 바꾸지 않고 있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중국 본토보다 100배 작고 인구는 30배 적은 처지라지만 이같은 멸시를 지켜보고만 있다면 독립국가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대륙의 거인은 2차대전 당시까지 먹고 살기 바쁜 '동아시아의 병자'란 비웃음을 사며 만주대륙을 일본군에 점령당하기도 했다.

대륙 통일 후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11년간의 문화혁명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 이제는 경제·군사·문화·스포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향해 스퍼트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아무리 맘에 안 들어도 서쪽 이웃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의 배신감과 외교적 혼란을 보노라면 오히려, 차라리 잘된 일이란 생각마저 든다. 한국의 '강소국' 이미지는 중원의 상위계층에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인들조차 한자보다 한글이 적힌 식료품·공산품에 신뢰를 보이고 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읽지도 못하는 일본어가 적힌 제품을 선호한 우리 과거와 흡사하다.

비록 북한과의 관계에서 한인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이중적 행태를 이어가지만 중국과 항상 싸우며 지낼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그것은 꿈이 아닌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장기적으로 '극중'만이 살길이라는 해답이 나온다. 금방 이뤄질 수도, 영원히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할 수 있는 노력은 계속 추진해야 할 터이다.


봉화식 스포츠부 부장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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