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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현대차. 더 많이 소통하라

300여 명의 직원들이 모여서 환영의 박수를 쳤지만 분위기는 사뭇 무거웠다. 취재 기자만의 생각이었을까.

10년 10만 마일 워런티 제공으로 선두주자들인 일본차들을 맹추격해온 현대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고객 보증(Shopper Assurance)' 프로그램을 소개하던 파운틴밸리 현대차미주법인 1층 로비의 모습이다.

날짜도 일부러 10월 10일 오전 10시로 잡아 상징성을 더했다. 그래서인지 내용을 소개하던 딘 에반스 CMO의 목소리도 상기됐다. 간간이 환호와 함성도 터져나왔다.

고객 보증의 핵심은 워런티를 넘어 구입이나 리스 후 3일 내(300마일 내 주행) 차량이 마음에 안들면 100% 환불하겠다는 약속이 핵심이었다. 집으로 찾아가는 테스트 드라이브나 가격의 투명성은 온라인과 브로커 시장에 대한 견제성 성격이 강한 것들이다. 당장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시행되며 나머지 주들에서는 내년 1분기 안에 시작하겠다는 것이 현대의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공석으로 있던 법인장 자리에 이경수 신임 CEO가 취임하기 전부터 준비된 내용이었다. 올해 봄과 여름에 판매 부진과 쌓이기 시작한 재고량이 겹치면서 '도약'보다는 '생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과 지적이 터져나오던 시기였다.

결국 이 CEO 입장에서는 본인이 진두지휘하지 않은 새 마케팅 플랜의 집행과 성공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고객 보증 프로그램을 소개하던 10일 기자들을 만난 이 CEO는 유난히도 '의사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미주법인내, 법인과 딜러, 딜러와 고객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원활하게 되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번 힘줘 말했다. 내부 개혁과 인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소통을 강조한다는 말로 향후 조직 운영의 핵심을 드러낸 것이다.

'수렁에 빠진' 현대차의 판매 실적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직원들의 박수가 무겁게 느껴진 것은 바로 소통을 통한 조직의 '혼연일체'가 아직 요원하다는 것은 아닐까.

자동차 제조사의 가장 큰 신뢰도 측정 기준은 바로 '고객의 믿음과 신뢰'다. 사실 어떤 자동차라도 고장과 오류는 있을 수 있다. 리콜하나 없는 차는 오히려 더 이상한 시대가 됐다. 하지만 고객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이유는 정확히 말하면 고객의 목소리를 잘 듣고 반영하지 못했다는 반성의 발로다.

"차가 많이 좋아진 것은 분명한데…서비스나 수리에서 경쟁 회사들과 사실 차이가 있어보인다."

중국, 베트남 등 소수계 미디어 기자들이 현대와 제네시스를 시승하고 조심스럽게 남기는 '직언'이다.

임직원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현대차는 한국의 대기업이면서도 이곳 미주한인사회에서는 분명히 '자부심'이자 '긍지'다.

20여 년 전 거리를 누비며 눈길을 끌었던 '액센트'부터 새 브랜드로 탄생한 '제네시스 90'까지 내놓고 말하지는 않아도 우리의 뿌듯함을 안고 달린다.

고객 보증이 마케팅을 위해 고민해 내놓은 '경영 방침'이라면, 소통을 위해서는 '귀가 커진' 현대차가 되어야 한다. 더 많은 차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경청하는 현대차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차들이 한국차의 무서운 질주를 더 두렵게 생각하게 만들려면 고객들의 입에서 '잘한다'는 칭찬이 더 나와야 한다.

현대차에 대한 고객의 신뢰와 평점이 임직원들의 환호와 박수 만큼 터져나오길 기대해본다.


최인성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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