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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는 내 삶의 무대…"미국서 유망주 육성하고 싶어"

[OC사람들] 어바인 주민 된 한국 테니스 전설 이형택
지난해 말 가족과 이주…아카데미 설립 준비중
"정현 선수 미래 밝아…내 기록 깼지만 고맙다"

"나라도 기권했을 겁니다. 정현 선수 발을 보니 얼마나 아팠을지 알겠더군요."

지난 26일 어바인의 한 커피숍에서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41) HT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을 만났다. 그와 그의 가족들은 지난달부터 어바인으로 이사, 오렌지카운티 주민이 됐다.

그를 만난 시간은 오전 9시. 마침 정현 선수가 새벽에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2위 로저 페더러에게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였다.

테이블에 앉은 이 원장은 경기를 봤느냐는 질문에 "봤다. 참 안타까웠다. 그러나 기권하는 것이 맞다. 정현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프로니까 상대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도 포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승 진출엔 실패했지만 정현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대단하다. 앞으로 굉장히 미래가 밝다. 내 기록(세계 랭킹)을 깼지만 아쉽기보단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현역 시절 한국 테니스계 온갖 기록을 수립한 레전드다. 개인 세계 랭킹 36위까지 올랐던 그가 2009년 은퇴하자 한국 테니스계는 오랜 침체에 빠졌다.

그는 은퇴 후 강원도 춘천에서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 재단을 운영하며 지도자로 활동했다. 최근까지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후진 양성에 몰두했다.

이 원장의 부인 수안씨와 송은(11), 창현(10), 미나(6) 3남매는 지난 2015년부터 샌버나디노 카운티에 와 있었다. 지난 연말 어바인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 온 가족이 모인 것.

이 원장은 오렌지카운티에 대한 인상을 묻자 "날씨가 참 좋고 사람들이 여유롭게 사는 것 같다. 나도 애들 학교에 데려다주고 자원봉사도 하며 그 동안 못한 일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닯아선지 이 원장네 3남매는 모두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선수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테니스를 즐기는 정도라고 한다.

이 원장은 "아버지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보이는가"란 질문에 "아직 어리지만 막내가 운동신경과 지구력이 뛰어나고 연습도 열심히 한다. 그래도 지금은 그냥 테니스를 즐기길 원한다. 나중에 스스로 원하면 밀어주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어바인과 세리토스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에도 HT 테니스 아카데미를 설립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아카데미는 현재 춘천에서 서울로 옮겼다. 어바인에도 아카데미를 만들어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유망주를 발굴해 육성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아카데미를 통해 후진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보다 안정적인 진로를 마련하도록 돕길 원한다. "한국엔 미국 대학 테니스 특기생이 될 수 있는 학생이 꽤 많은데 평소 운동에 전념하느라 영어와 공부가 부족해 입학하기도 어렵고 들어가도 학업과 테니스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이 언어연수를 겸한 서머캠프에도 참가하고 더 나아가 테니스 유학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이들이 미국 대학에 들어가 선수 생활도 하고 스포츠 계통 공부도 한 뒤에 한국에 돌아가면 테니스계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이 원장은 또 "미국에 아카데미를 세우고 나면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과도 연계해 많은 유망주를 키우며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그의 인생은 초록색 코트란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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