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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의무" vs "주민 피해 막심"

노숙자에게 주차장 개방한 성당
지역 주민들 반발의 목소리 높아
"성당의 선택이 좋은 사례 되길"

풀러턴 지역 한 성당이 노숙자들을 위해 주차장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LA한인타운을 비롯한 어바인, 코스타메사, 샌타아나 등 지역마다 노숙자 정책을 두고 마찰을 빚는 가운데 또 한번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풀러턴 지역 세인트필립베니치성당(담당 신부 데니스 크리즈)은 최근 비영리단체 일루미네이션 파운데이션과 연계해 차량에서 거주하는 노숙자를 위해 성당 주차장을 제공키로 했다.

성당측은 이미 오렌지카운티 가톨릭 교구를 비롯한 풀러턴 시정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성당 신자들도 적극 지지하는 상황이라서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방 시간은 매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다. 또, 개방 시간동안 안전을 위해 시큐리티 가드는 물론이고 성당 화장실 등 일부 부대시설 사용도 허용한다.



하지만, 주차장 개방 소식이 알려지면서 노숙자 증가 및 안전 문제를 우려한 풀러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30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일부 주민들은 언성을 높이는가 하면 지역 사회와 논의 없이 이루어진 성당과 시정부의 정책을 성토했다.

성당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이는 지역사회의 노숙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없으며 밤에는 그렇다 쳐도 낮에는 그들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라며 "이런 정책을 주민과 논의도 없이 진행한 점과 만약 노숙자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거나 실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 성당 데니스 크리즈 신부는 주민들로부터 항의에 시달리면서도 종교인의 관점에서 견해를 밝혔다.

크리즈 신부는 "우리는 크리스천으로서 노숙자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의무와 역할이 있다"며 "물론 주민들의 걱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번 정책은 각 기관이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 사회에 피해가 안 가도록 잘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오렌지카운티 가톨릭 교구도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가톨릭 교구의 결정이 건물을 자체적으로 소유한 종교 기관들에게 하나의 본보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교구 산하 정의와평화 단체 그렉 월젠바흐 이사는 "가톨릭 교구와 성당 신자들의 선택을 보고 다른 이들도 지역 사회를 위해 나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성당뿐 아니라 교회, 유대교 회당, 이슬람 사원 등이 함께 문을 열고 적극 나선다면 매우 놀랍고 기쁜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사회 반발에도 최근 종교 기관들의 주차장 개방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LA한인타운내 세인트메리스성공회교회(961 S. Mariposa)가 노숙자들을 위해 주차장을 개방한 바 있다. <본지 3월6일자 a-23면>

노숙자 지원 단체 SPLA 팻 코헨 디렉터는 "현재 LA카운티내 교회 및 유대인 회당 등 15개 종교기관이 노숙자를 위한 주차장 개방 의사를 밝히고 있어 협의 중"이라며 "SPLA는 이 사역을 전문적으로 돕는 기관이기 때문에 교회 운영에 피해가 없도록 하고 주차장 개방 스케줄도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인교계의 많은 동참을 바란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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