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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모범적 소수계' 오히려 역차별 낳아

주류언론 아시안 보도 분석
한인 주제기사 아시안 4위
'교육·우수한' 등 용어 많아

'성공'의 잣대로만 판단하는
고정관념탓에 소외계층 묻혀

미주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제3의 인종 계급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는 인종 차별적 인식을 뿌리내리게 하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들버리칼리지(Middlebury College)는 한인을 비롯해 소수계를 대상으로 한 주류 언론의 보도 내용을 분석, "아시아계 미국인을 '모범이 되는 소수계(model minority)'로 인식하게 하는 보도 내용은 잘못된 고정 관념을 심어 또 다른 역차별을 낳게 한다"고 꼬집었다.

미들버리칼리지 산하 프로젝트 연구팀은 이를 위해 지난 1999~2018년까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해 보도한 기사(1만2610개)들을 분석했다.

우선 가장 많이 보도(타 아시아계와 중복 포함)된 아시아계 미국인은 중국계(4400개), 일본계(3114개), 인도계(2799개), 한인(2711개), 베트남계(844개), 몽족(589개), 필리핀계(567개), 라오스계(126개) 등의 순이다.



미들버리대학 연구팀은 보도 내용 중 아시아계 미국인을 표현한 용어를 조사해봤다. 그 결과 '교육'과 관련한 '칼리지(college)' '학생(student)' '우수한(excellence)' 등의 용어가 63%로 가장 많았다. 또 '모범이 되는 소수'를 묘사하기 위해 이민 생활과 관련한 '성취(achievement)' 등의 용어도 자주 쓰였다.

연구팀은 듀크대학 에드아르도 실바 교수의 말을 인용, "미국 사회는 백인과 흑인 사이에 '제3의 부류'인 '아시안 아메리칸'이 존재하는데 아시안을 심도있게 분석해보면 그 안에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한다"며 "아시안을 단순히 '모범이 되는 소수계'로만 여기는 건 또 다른 차별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류 언론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보도할 때 인도계(34%), 필리핀계(25%), 한인(24%), 일본계(23%), 중국계(21%) 등은 긍정적으로 묘사된 기사가 더 많았지만 베트남계, 몽족, 라오스계 등은 오히려 부정적으로 묘사된 보도가 더 많았다.

한 예로 지난 2010년 뉴욕타임스는 인도계 아미 베라 하원의원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그의 부모는 이민자로서 매우 훌륭한 성공을 이뤄냈다"고 보도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라오스계 미국인의 노스다코타 지역 정착기를 보도하면서 "굴곡진 이민 생활 정착을 위해 막일도 감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모범이 되는 소수계'라는 인식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처한 현실을 정확히 보지 못하게 하고 '성공'과 '교육'이라는 잣대로만 판단하게 한다"며 "반대로 그런 인식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성공한 이들로만 평가하는 고정관념을 심어 상대적으로 성격적인 장점이나 특성을 보지 못하게 하는 폐해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IOM이민정책연구원 정기선 원장은 "한인 사회 내에서도 '모범이 되는 소수계'라는 이미지에 가려져 한인 노인 빈곤과 같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이슈가 많다"며 "한인 사회를 '재미 한인'이라는 동질적인 집단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콜럼비아대학 제니퍼 이 교수도 지난 2015년 ‘아시아계 미국인의 성취 역설(The Asian-American Achievement Paradox)'이라는 책을 발간했었다.

이 교수는 책에서 “예를 들면 아시아계 미국인에게는 수학, 과학을 잘하는 학생이 많다는 부담스러운 선입견이 존재하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아시안 답지 못하다’는 시선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이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겪는 부당한 시각이자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들버리칼리지는 버몬트주에 위치한 사립대학으로 지난해 US뉴스가 선정한 리버럴아츠칼리지 6위의 명문 학교로 이번에 조사를 실시한 연구팀은 지난 2012년에 구성됐다.


<미들버리칼리지 연구 보고서>
https://www.mediaandminorities.org/AsianAmericans/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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