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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지 인사이드] 대학생들이여 "생긴 대로 살아라"

김태현 / 신문방송학과 교수 캘스테이트 노스리지
김태현 / 신문방송학과 교수 캘스테이트 노스리지

[LA중앙일보] 발행 2018/07/23 교육 21면 기사입력 2018/07/22 17:02

이제 8월 새 학기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에 대학에 입학할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은 온통 자녀의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대한 걱정으로 올 여름을 보냈을 듯 싶다. 신입생에게 대학교수로서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뭐냐고 묻는다면 바로 'Be Yourself'라고 말하고 싶다. 간단히 말하면 "생긴 대로 살아라"라는 말이겠고, 더 자세히 말하면 타성에 젖어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말라는 뜻이겠다.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중고등학교 때 받았던 부모와 선생님으로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몇 시에 자고 일어날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해야한다. 특히 대학 입학 후 처음 한두 달 동안에는 아무리 정신을 바짝 차려도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차츰 차츰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모든 걸 자신이 결정해야 하고 또 그러한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경쟁의식이나 열등의식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자기에게 안 어울리는 옷도 사서 입어보게 되고, 안 어울리는 이성친구와 같이 파티나 콘서트에 같이 가기도 하는 것이다. 자기의 실제의 모습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변장하는 자기를 발견한다. 그런 허위의 탈을 쓰고 타성에 젖어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면 더는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같이 느껴지는 외로움이 엄습한다.

수년간 대학에서 많은 학생을 접해보고 지도해 본 경험에 의하면 사실 대학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공부보다 외로움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항상 비치는 즐겁고 흥미진진한 대학생활의 모습은 환상에 불과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가족과 함께 매일 반복되는 학교생활과 시험준비로 바쁜 생활을 하다가 대학문을 들어와 인생에서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홀로서기의 시간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강의가 아예 하루종일 없는 날도 있고, 목요일부터 주말이 시작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텅 빈 기숙사에 혼자 남아있을 때도 외롭고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북적거리는 강의실에 앉아 있을 때도 외롭다. 그런 외로움이 싫기 때문에 더 상대방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그들로부터 거절당하는걸 두려워하는 것이다.

돌아보면 나의 대학생활도 만만치 않게 힘들었다. 지난달 우리 온 가족이 13년 만에 한국방문을 하고 돌아왔는데 한국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역시 20여 년 전 대학에서 만난 동창들과 만나 학창시절의 희미한 추억을 더듬어 보는 시간이었다.

내가 다녔던 오하이오 주립대학은 당시 총 학생 수가 5만 명이 넘는 대규모의 대학이었다. 워낙 큰 학교였기 때문인지 어떤 강의실에 들어가도 낯선 얼굴들 뿐이었고 카페테리아에 가도 북적거리는 학생들 중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반면에 항상 캠퍼스 곳곳에서 내 눈에 띄는 것은 여럿이 어울려 앉아 큰소리로 즐겁게 웃고 떠들며 장난치는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내게도 저들 같은 친구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무척이나 부러웠고 저런 친구들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과연 생길까 하며 어린 마음에 스스로 절망하기도 했다.

결국 나에게 진정한 친구들은 3학년이 되어서 전공과목을 택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강의실에 친숙한 얼굴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교수님들과도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또 학교 신문사에서 밤 늦게까지 같이 일하면서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다. 학교 신문에 내가 쓴 기사와 사진이 실리기 시작하자 나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해 소위 유명인사 소리를 듣기도 했다.

돌아보면 내 일생에 대학교 때처럼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이 또 있었을까 싶다. 그래서 그때 같이 울고 웃던 친구들이 소중한 것 같다. 그리고 대학 시절의 아픔과 시련을 통해 더 많이 성숙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대학에서 홀로서기를 배우는 동안 학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학에 자녀를 보내고도 주위를 계속 맴도는 소위 '헬리콥터 부모'가 된다면 그 자녀는 건강한 대학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번에 대학에 입학하는 자녀들에게 걱정과 우려 대신 이런 충고를 해주는 건 어떨까?

"대학생활은 네가 기대했던 것처럼 화려하고 낭만적이지 않고 오히려 외롭고 힘들 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다른 사람이 되려 하지마. 성공의 열쇠는 끈기와 참을성이야. 그냥 너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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