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Mostly Cloudy
63.5°

2018.09.21(FRI)

Follow Us

박원순, 환자 행적 SNS 공개 … 3년 만에 또 복지부와 마찰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0 08:26

메르스 대응 놓고 정부·시 갈등
서울시 “환자, 아내에 마스크 권유
진실 충분히 얘기 안 했을 가능성”

질본 “마스크는 의사가 끼라고 해
서울시 마구잡이 발표로 혼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3년 만에 국내에서 발생함에 따라 검역이 강화된 인천국제공항 입국 게이트에서 10일 오전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이 두바이발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뉴시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응 방식을 두고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와 서울시가 충돌했다. 2015년 메르스 갈등이 재연될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박근혜 정부의 보건복지부 대응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메르스 확산 기간 내내 사사건건 다퉜다.

이번에도 서울시가 먼저 나섰다. 지난 9일 오후 8시20분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서울시 메르스 대응 긴급대책회의 현장을 생중계했다. 이날 회의는 서울시 간부가 참석하는, 일종의 내부 회의였다.

이날 서울시 역학조사관은 주요 사실을 가감없이 공개했다. 질본 역학조사관과 함께 확진 환자 A씨(61)를 조사한 내용인데도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 역학조사관은 “환자가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이 없었다’고 했는데 아내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하고 오라’고 이야기했다”며 “아내가 자가용을 이용해 공항으로 왔는데 막상 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본인은 리무진 택시를 따로 타고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 조사관은 “그분(A씨)이 4일 입국하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연기를 하고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았다”며 “(귀국) 당일도 몸이 안 좋아 그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공항에 갔다. 아마도 열이 측정 안 됐던 것이 수액이나 약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분(A씨)이 진실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역학조사가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원순. [뉴스1]

보건당국은 10일 오전 서울시에 항의했다. 그리고 서둘러 이날 오후 4시40분쯤 A씨 중간조사 발표를 내놨다. 질본 관계자는 “서울시 역학조사관은 질본과 함께 A씨를 조사했다. 폐쇄회로TV(CCTV) 영상, 휴대전화 위치 추적, 카드 사용 내역 조사 등으로 추가 조사해 발표해야 하는데 마구잡이로 발표해 혼란을 불렀다”고 비판했다.

두 기관의 발표를 종합하면 마스크 착용 동기는 다르다. 서울시는 “환자가 아내에게 ‘마스크를 하고 공항에 나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질본은 “환자 아내가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권유로 일반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중동 입국자에 대한 일반적인 위험성 안내 및 마스크 권유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 주장을 질본이 확인한 것도 있다. 서울시는 A씨가 입국 전 수액 주사를 맞았고 약을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질본도 삼성서울병원 진료기록과 환자 진술에서 확인했다고 한다. 약은 항생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A씨는 공항 검역관에게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역법 위반(거짓 진술) 소지가 있다. 10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질본은 환자가 부인의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리무진 택시를 이용한 이유에 대해 “몸이 너무 힘들어서 누워서 가고 싶어 큰 차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환자 부인은 승용차로 혼자 병원으로 이동했다.

박 시장은 2015년 6월 4일 심야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35번 환자)가 개포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총회 등에 참석해 시민 1600여 명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당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정부의 조치가 잘못된 것처럼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당시 1600명 중 감염자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이러한 ‘돌출 행동’을 걱정한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박 시장의 말 중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 1000만 시민 대표자로서 할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런 내용은 생중계할 게 아니라 질본과 논의할 일이다. 그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이야기할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시가 공개한 내용이 현재 정부 방역 체계의 방향을 바꿀 만한 사안은 아니다. 환자의 실수나 잘못을 적나라하게 공개하는 건 인권 보호에도 안 맞다”고 말했다.

이에스더·이승호 기자 etoile@joongang.co.kr


오늘의 핫이슈

Branded Content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