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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돌들이 외치리라

지난 24일 워싱턴 DC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March for Our Lives’라는 이름으로 총기규제, 생명존중과 인권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시민들이 일어난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정치집단에 대한 압력을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시작된 것이다. 총기로 인하여 어린 학생들이 매번 희생되어도 정치인들은 자기의 이익만을 지키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무능한 정치인과 정부를 향해 분노한 학생들과 시민들이 항의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시민들이 일어나 무능한 대통령과 정부를 바꾸지 않았는가? 우리는 이를 시민혁명이라 한다. 더는 국민을 무시하고 자기들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정부와 정치인들을 좌시하지 않는 시민주권 의식이 살아난 것이다.

미국 전역에서 버스와 항공기를 이용해서 모였고, 내셔널 성공회 대성당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일찍이 공표하며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였다. 성경에도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일어나 외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며, 하느님의 형상을 닮아 창조된 귀한 존재라는 사실만으로 인간의 가치가 영원히 보존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맞는 생각과 상식, 존재의 책임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환경을 보라, 인간의 이기적이고 무지한 힘과 능력으로 얼마나 많은 자연과 질서와 정의를 파괴하고 있는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뻔한 해법을 두고 총기 문제를 해결 못 하는 정부, 이러한 결과 민초들의 외침과 저항이 솟구쳐 올라오고 있다. 이대로는 인간답게 살 수 없고, 공동체가 멸망한다는 절실함에서 시민운동은 시작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총기사건의 희생자가 내가 아니어서 안심되는가? 이민자들을 향한 인권의 불이익에 대해서, 나는 시민권자니 안심이라고 생각하는가? 인종과 소수자들을 향한 불이익과 차별 정책 등 미국 사회 문제는 나와 상관없다고 방관하고 있는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문제는 모두 나의 문제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권리와 책임에 대해서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 그것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참여하는 공동체에 대한 의무이다. 따라서 내가 움직이고 내가 나서야 변화가 일어난다. 참여가 없는 사회는 절대로 변화할 수 없다. 공동체적인 사고가 중요하다. 서로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상생의 정신으로 바라볼 줄 아는 지혜와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의 일이요, 우리가 함께 바꾸어 가야 할 것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살아갈 때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다.

이런 전국적인 돌들의 외침에 나가보면 우리 한인들의 참여가 너무나 저조하다. 대부분 생계에 매여서 어렵다고 하지만, 주말마다 골프장과 친교 모임에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미국 땅에서 이방인 노릇만 하며 주인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대접받으며 살기에는 부족하다.

어느 분이 말하기를 자기는 몇십 년을 살았지만, 이태원에 사는 것 같다고 한다. 공동체와 소통을 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사니 그 마음이 어떻겠는가? 몸은 미국에 있지만, 마음은 한국에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행복이란? 몸과 마음이 일치되어 느끼는 것이다. 정신과 영적으로 그리고 육신의 건강한 삶을 누리고 행복하려면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삶의 태도일 것이라고 본다. ▷410-818-8213

이완홍신부/메릴랜드 성요한 성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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