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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전쟁 쓰레기와의 전쟁

현재 세계 여러 나라가 자국의 쓰레기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730만 톤을 수입해왔으나, 중국 내 환경오염 이 심해진다는 이유로 올 초부터 수입을 중단한 것이 그 원인이다. 더는 자기들의 나라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처리할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전 세계는 이제 쓰레기와의 전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유럽연합은 쓰레기를 묻거나 태우는 대신, 유럽 내 재활용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나섰다. 음료수 빨대나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병,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이나 포장지 등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선포했다. 영국 정부는 일회용 플라스틱병에 최대 약 3센트의 추가 세금을 부과한 뒤 재활용을 위해 점포 등에 가져오면 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덴마크와 스웨덴, 독일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제도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한 제도였다. 미국도 각종 쓰레기와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인이 매일 버리는 플라스틱 빨대만 해도 5억 개 이상으로, 이것을 연결하면 지구를 2바퀴나 돌 수 있는 양이다. ‘로널드 가이어’ 캘리포니아 주립대 환경과학과 교수가 조지아 주립대와 공동 연구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총량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지난 66년 사이에 인류가 생산한 플라스틱은 무려 83억 톤, 이는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만5000개와 맞먹는 무게다. 특히 절반은 지난 13년 동안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사용한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조사결과 66년간 생산된 플라스틱 중 불과 9%만이 재활용됐고 12%는 소각, 79%는 매립됐다. 생물학적으로 분해되기까지 약 450년이 걸리지만, 재활용을 위해 수집되는 양은 절반에 못 미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거나 땅에 매립되면, 쓰레기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이 물고기 등 생물을 통해 인간의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친다.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돌고 돌아 자신에게 해가 되어 돌아온다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쓰레기 처리에 더 세심한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그 훌륭한 본보기가 있다. 영국 노퍽주에 사는 12세 소녀 ‘나디아 스파크스라’는 집에서 학교까지 2마일 정도의 길을 자전거로 통학하면서 매일 자기 눈에 띄는 쓰레기를 줍는다. 그 모습이 한 지역 언론에 소개됐고 영국 전역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돼 칭찬이 이어졌지만, 이 일로 소녀는 일부 학생들로부터 ‘쓰레기 소녀 (Trash Girl)’로 불리며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나디아’는 쓰레기 줍는 일을 중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용기를 갖고 선행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런 소녀의 선행이 많은 사람을 감동하게 했고 지금은 영국은 물론 미국과 뉴질랜드 등에서도 격려의 메시지가 답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환경문제에 뜻이 있는 목수들이 버려진 나무팔레트를 깎고 다듬어 재생하여 새로운 용도로 재사용하여 탁자나 가구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한다. 디트로이트시에서는 폐건물에서 나오는 나무를 가공해서 도마를 만들어 팔았다. 더는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선진국의 재활용 쓰레기 판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대신 플라스틱 생산과 쓰레기양을 조절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친환경 방식의 대체제도를 연구해야 한다. 선진 각국 정부는 새로운 정책과 미래 지향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시민 의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린 소녀 ‘나디아’처럼 말이다.


김태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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