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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은과 함께 떠나는 낭만의 여행] 이탈리아 남부 해안

300년 역사 자랑하는 식당 그로타 팔라체세
절벽 위의 마을 폴리냐노 아 마레에 위치해
클리프 다이빙 월드시리즈 개최로도 유명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레스토랑서 최고의 만찬을

폴리냐노 아 마레(Polignano a Mare)는 절벽 위에 세워진 이탈리아 남부의 해안가 마을이다. 이곳에는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하다는 아주 특별한 레스토랑이 하나 있다. 1700년대에 오픈했다고 하는 벌써 3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레스토랑의 이름은 그로타 팔라체세(Grotta Palazzese). 말 그대로 동굴 속,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기막히게 멋진 레스토랑이다 예약없이는 들어 갈 수도 없다. 두 사람이 와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면 최소한 200달러 정도는 지불해야 한다. 이곳을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일생 최고의 만찬이라고 극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로맨틱한 레스토랑인데 5월 부터 10월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해안가로 내려 가는 광장에는 ‘도메니코 모듀뇨’의 청동상이 세워져 있다. 볼라레 오-오, 칸타레 오-오-오-오! 파랗게 물든 푸르른 이곳에서 당신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날아요 오-오, 노래해요 오-오-오-오! 이곡은 1960년대 전세계를 힙쓸었던 푸르름 속에서 푸른색을 칠하라(Nel Blu, Dipinto Di Blu)라는 곡이다. 하지만 이곡은 우리에게 ‘볼라레’라는 단축된 곡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긴 곡명보다는 후렴구에 나오는 ‘날아요’라는 단어가 훨씬 더 인상적이어서 후에 곡명을 바꾼 것이다. 이 곡은 1958년 산레모 가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미국에서는 칸초네 역사상 초유로 팝 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으며 그래미 시상식에서는그 해 최고의 노래와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세계 가요제 중에서 가장 유명한 가요제는 1951년 시작된 산레모 가요제다. 2차 세계대전 이 후, 산레모 시는 고장을 홍보하고 시민들의 사기도 북돋아 줄겸 가요제를 개최하게 된다. 이 가요제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1957년 토니 달라라가 ‘코메 프리마’를 불러 미국에 알려지면서 부터였다. 1958년에는 도메니코 모듀뇨가 볼라레를 신나게 불러 미국챠트 1위에 올랐다. 그 후에도 모듀뇨는 쟈니 도렐리와 함께 1959년, 크라우디오 빌라와 함께 1962년, 질리오라 칭케티와 함께 1966년, 같은 노래를 각자 따로 불러 총 4 번이나 산레모 가요제 대상을 차지했다. 한국에서 산레모 가요제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64년부터였다.



당시 동아방송에서 ‘칸초네를 즐깁시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때 유행한 곡이 ‘노노레타’였다. 노노레타는 질리오라 칭케티가 16세의 어린 나이로 1964년 산레모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곡이다. 1971년에는 MBC-TV 를 통해 우승곡 1위인 니콜라 디바리의 마음은 집시, 2위 호세 펠리치아노의 케세라, 3위 루치오 달라의 1943년 4월 3일생이 방송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 세 곡이 동시에 히트하면서 한국에 산레모 가요제 붐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 나이 60세 이상 되신 분들은 거의 반세기 전 20대 때 흥얼거리던 이 노래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만큼 한국에서도 산레모 가요제 곡들은 젊은이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노래들이었다. 당시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누구라도 어깨를 들먹이며 즐겁게 따라 부를 정도였으니까. 매년 3월에 열리는 가요제를 통해 유명해진 가수들로는 이바 자니키, 에로스 라마조띠, 마르코 마시니, 로라 파시니, 엘리사, 안드레아 보첼리, 일볼로 등이 있다. 칸초네의 여왕 밀바는 14번, 루치오 달라도 여러번 참가했지만 산레모 가요제에서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본다면 도메니코 모듀뇨의 4번 산레모 가요제 그랑프리 수상은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1928년 폴리냐노 아 마레에서 태어난 모듀뇨는 그의 아버지에게서 기타와 아코디언을 배웠다. 그가 처음 곡을 쓰기 시작한 것은 15살 때 였다고 한다. 해안 생활에 실증을 느낀 그는 집을 뛰쳐 나와 로마에서 막일을 하며 연기 수업을 받는다. 후에 그는 토리노로 옮겨 드라마 부문 장학금을 받으며 영화배우로서의 꿈을 키워 나갔다. 그 후 그는 이탈리아 최고의 엔터테이너로 이름을 날리며 45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230여곡의 노래를 불렀다. 그 중에서도 볼라레는 가장 유명해 전세계 20여개국에서 수많은 가수들이 번역해 불렀다. 모듀뇨는 1993 년 고향의 넓은 광장에서 7만 명의 관중들이 모인 가운데 마지막 콘서트를 가졌다. 그는 1994년 8월 6일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모듀뇨의 동상은 2009년 세워진 것이다. 지금도 폴리냐노 아 마레 주민들은 모듀뇨가 이곳 출신이었다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매 년 8월이면 이 해안가 절벽에서는 전세계에서 온 남녀 다이빙 선수들이 바다로 뛰어 든다. 세상에서 가장 아찔한 클리프 다이빙 월드 시리즈가 열리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러시아의 남자 선수와 캐나다의 여자 선수가 각각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작년 다이빙 대회의 관객 수는 7만명이었다고 하니 이 또한 폴리냐노 아 마레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폴리냐노 아 마레는 8월에 여행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그래야 멋진 레스토랑도 가고 클리프 다이빙도 볼 수 있으니까.

여행팁: http://www.grottapalazzese.it/it/home/ (그로타 팔라체세 정보)
http://www.redbullcliffdiving.com/en_US/event/polignano-mare (클리프 다이빙 월드 시리즈)

글, 사진/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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