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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에게 등 돌린 군부가 퇴진 결정타…32년 독재 무너진 무바라크

퇴임 뒤 신변 안전 집착해
국내외 여론 맞섰지만 실패
카이로 떠나 망명여부 주목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이집트 대통령은 국내외로부터의 강력한 사퇴 요구를 무시하고 막판까지 버텼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물러나기 하루 전인 10일 밤(현지시간) 국영TV로 생중계된 17분간의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외부의 강권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대선이 치러지는 9월까지 평화적인 개혁 과정을 밟을 것”이라며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기까지 했다.

그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에도 불구하고 18일 동안 버티다 19일째가 되어서야 물러났다. 무바라크가 성난 민심과 국제적 압력을 외면하고 버텼던 이유는 무엇일까. AP통신 등 외신들은 그가 버티는 이유를 우선 ‘퇴임후 안전 보장’에서 찾고 있다. 23년간 철권통치를 하다 해외로 도피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고 최소한의 명예라도 지키기 위해서는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정권 교체를 이룩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무바라크는 10일 대국민 연설에서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이익을 지켜야 하는 책임을 결연하게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일에는 “9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도 이집트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바라크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의 불출마를 재확인하면서도 30년째 지속돼온 비상사태법을 즉각 해제하지 않았던 명분 중 하나도 불안정한 이집트 정세가 평화로운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확실한 군심(軍心)도 무바라크가 한참을 버틴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집트 군부는 10일 무바라크의 연설 직전 ‘코뮈니케 1’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을 비롯해 20여 명의 군 장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군은 성명에서 “이집트의 국익과 시민의 열망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이같은 회의를 지속적으로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날 발표된 ‘코뮈니케 2’도 그 연장선에서 나왔다.



하지만 군부는 이날 무바라크의 사퇴를 정면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이집트 권력 메커니즘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군부의 이런 자세가 무바라크에게 여유를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향후 군부의 움직임에 따라 이집트 정국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중립적 입장을 취해왔지만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상 군부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군사 쿠데타를 비롯한 돌발 사태의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집트에서 군부는 최고 엘리트 집단이며, 국민의 신망도 두텁다.

외신들은 무바라크가 마지막까지 미국 등 외국의 사퇴 압력을 거론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공공연한 압력이 자칫 주권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비쳐 앞으로 이집트 정국에 반미 무드가 조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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