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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칼럼] 유전자 검사 시대의 도래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이지만, 살다 보면 질병을 피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질병 유전자의 발견과 기능 규명은 매우 중요하다.

2003년 휴먼 게놈 프로젝트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은 질병 유전자를 쉽게 발견하고 병을 고칠수 있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암이나 당뇨, 자폐증 등의 복잡한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발견하는 논문들도 계속 발표되고 있다. 이전에는 임신 중 양수 검사로 태아의 유전자를 검사하거나, 암 환자가 암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검사하는 경우 등 병원에서 진단을 위해 의료진의 권유로 검사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건강에 문제가 없어도 개인이 원하면 상업화된 유전자 검사 키트를 이용하여 쉽게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정 질병이 걸릴 확률을 알려주고 체질에 맞는 식단 추천을 해 주는 등,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우리는 개인에게 확실한 정보를 줄 수 있을 만큼 특정 유전자의 정상기능이나, 이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활동,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에 대하여 충분히 알고 있을까? 예를 들어, 재미로 보내 본 유전자 검사에서 나에게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건 얼마나 걱정해야 할까?

유전 질환은 개인의 유전정보의 이상에 의해 발현된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유전자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질병을 유발한다고 알고 있지만, 이런 질병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질병은 다유전자 또는 다인자 질병으로, 다수의 유전자와 환경 인자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유발된다. 대규모 유전체 연구에서는 대조군과 질병군을 비교하여 질병에 연관된 유전자를 찾거나, 휴먼 게놈에 존재하는 흔한 자연 변이 중 질병에 유의하게 연관된 유전자를 찾아낸다. 예를 들어, 유전체 연구가 활성화되기 이전에는 특정 암이 유전되는 가족의 연구를 통해서 암 유전자들을 발견하고, 이 유전자들의 정상 세포에서의 기능과 암을 일으키는 가작을 연구했다.



하지만 오늘날, 이렇게 가족 내에서 유전되는 암유전자라도, 변이가 처음 발견된 가족 내에서는 발병률이 최고 75% 정도이고,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연구 결과에서는 같은 변이의 보유자라도 발병률이 현저하게 낮은 경우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많은 질병에서 질병 유전자들은 질병에 걸릴 확률을 증가시키지만, 모든 변이 보유자에게서 질병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제는 유전자 A가 B라는 질병을 일으킨다고 하기보다는, B라는 질병에 유전자 A가 연관되어 있다고 하며 인과관계보다는 연관성을 강조한다. 이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유전자 또는 환경인자들이 존재하며, 질병 유전자들은 이들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질병 유발 인자에 노출되었을 때 질병에 대한 저항력은 개인마다 다르다. 같은 질병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질병의 발병과 진행 과정은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유전적 또는 환경인자들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며, 이를 밝혀내려는 노력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계속되고 있다. 많은 경우, 유전적으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이라도 좋은 환경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건강하게 장수할 기회를 늘릴 수 있다.

*본 내용은 재미과학기술자협회 뉴욕지부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홍민기 / 마운트사이나이 의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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