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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당신도 고독하십니까…살아가며 죽어가며

어느 80대의 일기장(97)

며칠 전 모 신문에 실린 '고독(solitude)'에 관한 글을 주의 깊게 읽었다. 우리가 일생을 사는 동안 고독을 가장 절실하게 느낄 때가 세 번 있는데, 첫 번째는 20대 후반, 두 번 째는 50대 중반 그리고 세 번째는 80대 후반이라는 (UCSD 딜립 제스트 박사팀) 연구 발표다.

좀 납득이 안 가는 점도 있지만, 외로움.고독을 연령별로 나눠 살펴 본 것이 재미있어 이를 좀 더 설명해 본다.

*20대 후반 고독-뭔가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 자신의 결정이 다른 동료들 보다 못하다고 느끼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로 죄책감마저 느끼는데 이럴 때가 외로움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시기란다. 그러나 나로서는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에 느끼는 '감상적(感傷的) 고독'이라고 말하고 싶다.

*50대 후반 고독-육체적으로 쇠하고 당뇨병 전 단계를 경험하게 되거나 심장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외로움을 다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느끼게 된다고 한다.



*80대 후반 고독-나이 들어 친구들이 죽는 것을 경험하게 되니 삶이 절대로 무한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다행히 운이 좋게 80대 후반에도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이후의 삶이 결코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재정적 문제, 배우자 또는 친구의 죽음이 큰 외로움을 야기시킨다.

위의 연구 논문은 이어 말한다. "외로움은 단지 혼자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친구가 없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원하는 사회적 관계와 누리고 있는 사회적 관계 사이의 차이가 바로 외로움이다."

이제 우리 동년배들은 '20대 고독'도, '50대 고독'도 다 지나고 바야흐로 '80대 고독'의 단계에 이르렀다. 위의 인용문 중 '운 좋게 80대' 라는 대목에서 한동안 눈이 멈춘다. '운 좋게 80여 삶'을 살았는데 다 늦게 무슨 사치스러운 '외로움.고독' 타령을 하느냐는 뉘앙스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더욱 더 심각해지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어찌할 것인가.

위의 논문은 또 말한다. "지혜의 수준이 높은 사람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며, 반대로 지혜 수준이 낮은 사람은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지혜가 외로움을 막는 요인이 된다." 그렇다면 눈을 뜨고 있는 동안 무서운 고독 속에서 몸부림 치는 것이 지혜의 빈곤 탓이란 말인가? 맞는 말인 것도 같고 틀린 말인 것도 같다.

키에르케고르는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했다. 그만치 고독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혜 수준이 낮은 데다 덧붙여, '어려서 부모가 없다'는 뜻의 '고(孤)'와 '늙어서 자손이 없다'는 뜻의 '독(獨)', 이 둘을 함께 짊어진 사람, 어찌 고독의 심연(深淵)에서 몸부림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 "고독은 모든 뛰어난 사람의 운명이다." -Arthur Schopenhauer

* "고독은 젊었을 땐 고통이지만 좀 더 성숙하면 즐거움이 된다(Solitude is painful when one is young, but delightful when one is more mature)." -Albert Einstein

https://dmj36.blogspot.com


장동만 / 언론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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