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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변에서 피가 비추면 의심되는 요인들

'어제부터 대변 색깔이 많이 까맣게 변했습니다. 이제는 좀 어지럽기까지 하구요.' 밤 늦게 앤서링 서비스를 통해 걸려온 전화의 내용이다. 전화한 분의 병력을 들여다보니 70세인 남자 분으로 12년전에 심장의 관상혈관이 막혀 관동맥확장술을 받았고 5년전에는 뇌일혈로 오른쪽 부위가 아직 불편한 분으로 혈압약 외에 피를 묽게 하는 아스피린과 플라빅스라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였다. 간단한 질문을 주고 받은 뒤 병원의 응급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혈색이 좀 창백해 보이는 환자분의 혈압은 95/60으로 보통 때 보다 낮았고 맥박은 100으로 상승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변을 채취해 검사해보니 새까만 변으로 잠혈반응은 금방 양성으로 변하였다. 한달 전 정상이었던 히모글로빈은 8.0으로 떨어져 있었다.



멜레나

이 환자는 위장의 궤양출혈로 대변이 까맣게 변해 버린 멜레나(melena)를 배설한 것이다. 식도, 위, 십이지장 같이 소화기부위의 윗부분에서 출혈이 많이 있으면 대변의 색깔이 흑색 타르 모양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위, 식도 외에도 소장의 끝부분이나 대장의 첫 부분의 출혈 또한 흑색 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물론 변 색깔이 까맣다고 다 출혈이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복용하는 철분 약과 소화제로 많이 쓰이는 비스무스 등의 복용은 물론 여러 음식물들이 변의 색깔을 거무스레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참고해야 한다. 대변에 대량의 혈액이 혼입되면 변 색깔이 흑색으로 변해 육안으로도 쉽게 관찰할 수 있지만, 극미량의 혈액이 있을 경우에는 화학적 검사를 해야 알 수 있다. 즉 변의 색깔이 극히 정상으로 보여도 잠혈반응은 양성일 수 있다. 잠혈반응검사는 대변 속에 미량의 혈액이 존재하는 것을 증명할 수 있으므로 내장출혈 진단의 민감도를 높여준다.





장출혈의 여러 요인들

혈변의 색깔이 붉은 갈색이거나 적색일 경우에는 대부분 하혈이거나 항문출혈로 출혈현상의 위치는 항문과 직장 부분이거나 대장 하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출혈이 심하면 대장상부에서의 출혈현상도 적색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하혈은 치질로서 휴지에 선홍색의 피가 비추지만 직장질환 및 다른 심각한 병변일 수 있으므로 내시경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외에도 복통이 동반될 수 있는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세균성 이질 등을 대장 출혈의 요인들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심한 대장 출혈현상의 요인은 게실과 혈관이형을 들 수 있다. 게실출혈과 혈관이형출혈은 전혀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게실은 대장 어느 부분에서나 발견될 수 있지만 연령이 늘어남에 따라 대부분 왼쪽의 하행결장과 S선 결장에서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한국인의 경우 젊은 사람들도 게실이 자주 발견되는데 이는 대부분 대장상부의 상행결장에서 발견된다. 동양인의 경우 대장의 오른쪽 부위인 상행결장에 위치한 게실 출혈은 때로는 매우 심각할 수 있다.



실혈성 빈혈

골수에서 적혈구의 공급은 원만하지만 위에서 본 위나 장출혈로 인해 생기는 빈혈을 실혈성 빈혈이라 한다. 빈혈은 혈색소가 ~12g/dl(남자의 경우 ~13g/dl)이하일 때 생긴다. 대부분 혈색소가 9g/dl 이하가 되면 뇌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 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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