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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성서교육 목표와 여성인식 변화

김에스더 목사 / 목사·개신교수도원수도회원장
김에스더 목사 / 목사·개신교수도원수도회원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8/17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9/08/16 17:25

필자 남편이 담임하던 뉴저지장로교회에 출석하다 20년전 미주리로 떠난 부부가 한 달 전 두 자녀를 데리고 수도원을 방문했다. 우리는 함께 예배를 드리고 텃밭에서 기른 야채와 바비큐를 하면서 지난 20년 간의 회포를 풀었다.

아내인 정집사는 한국에서 다니던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에 와 이곳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온 남자를 소개받아 결혼, 두 자녀를 낳았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그 때 정집사는 교회에 나가 어머니 성경반에 참석했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녀에겐 생명이고 구원이었다. 창세기 2장 18절에 나와 있는 "돕는 배필"에 대한 말씀은 수없이 이혼을 생각하던 그녀를 사명인으로 거듭나게 했다.

크리스찬의 결혼은 장사를 하는 이들처럼 계산하고 재서 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방의 부족함을 메꿔줄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래서 하나되어 성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하나님이 정해 주신 나의 짝이라는 말씀은 그녀의 가슴 속에 오래남아 그 가정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켰다.

필자는 지난 48년 간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것을 가장 큰 사명으로 알고 실천하는 가운데, 듣는 분들의 삶의 변화를 보고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 왔고 지금도 계속 성경공부를 지도하고 있다.

물론 남녀 혼성반을 인도하기도 했지만 주로 여성들을 교육하면서 어떤 변화를 목표로 삼고 기도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할 때가 있었다. 경험상, 변화의 단계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것은 자기중심(자신과 가족중심)의 단계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뜻 중심 (타인 중심 혹은 사회나 국가 인류중심)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것이었다. 한 인간으로서의 지나친 자기부정이 아니라 자기실현의 풍성한 삶을 누리면서 말이다.

지난 20년 동안 발표된 여성에 관한 연구 중 여성의 인식방법에 관한 벨렝키(Mary F. Belenky)의 연구와 길리건(Carol Gilligan)의 저서인 "다른 목소리:여성들의 자아.도덕관(In a Different Voice: Women's Perception of Self and Morality)"에서 제시된 여성의 도덕판단의 형성과 발달과정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교육의 목표 설정에 필자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녀는 남성이 '정의'와 '권리'를 중요시 여긴다면 여성은 '보살핌의 원리와 책임'을 중요시 한다고 주장하며 다음의 다섯 종류의 단계를 거쳐 도덕발달 과정이 지속된다고 기술했다.

제1수준은 개인적 생존만을 지향하는 형태이다. 제 2단계는 이기주의로부터 책임성으로 전향되는 형태이다. 제3단계는 자기희생을 도덕적 이상으로 간주하는 단계이다. 제4단계에서는 선함에서 진실함으로 전향되는 단계이다. 과거 타인에게만 집중되었던 돌봄의 관심을 확대시켜 자신도 돌봄의 대상으로 여김으로 자신의 필요를 채우려고 하는 곧 스스로에게 '진실함(truthfulness)'을 보이는 단계이다. 제 5단계는 비폭력 (Nonviolence)의 도덕성 단계. 이기심·책임감이라는 개념을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는 인식과정을 거침으로 자신과 타인은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놓여 있을 뿐 아니라 동일한 도덕률이 적용돼야 할 당위성에 의거하여 '보살핌의 원리'를 보편적 원리로 채택하게 되는 수준에 다다르게 된다.

지금껏 종교교육은 '신앙의 성숙'을, 일반교육에서는 '자아성장'이라는 교육목표를 지향해 왔다. 추상적인 '성숙'이라는 교육의 목표는 남성심리의 특성으로 돋보이는 자율성의 증대라는 것 외에 여성심리의 특성으로 보이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증대'라는 항목도 실천적인 교육목표 중 하나로 추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타인에 대한 보살핌을 통해 이기주의적인 인식이나 행동양식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곧 기독교의 인간관이나 가치관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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