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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이 시대의 키워드 '작은 교회'

최근 뉴욕교계의 한 단체에서는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 목회자는 단체장 후보로 나올 수 없다는 안을 올려 논란이 됐다. 물론 그 안은 통과되지 못했지만 규모가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해프닝이었다.

잘 알다시피 한국과 미국의 개신교계가 후퇴하고 있으며, 미주한인교회는 한국으로부터 이민자 유입의 사실상 중단이라는 사회적인 현상 속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회만 세우면 성장한다는 90년대의 신화는 깨졌으며, 문을 닫는 교회도 크게 늘고 있다. 4천개가 넘었던 미주한인교회의 수가 이제 3천여 개로 통계가 잡히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 교계에서도 이런 흐름가운데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개교회가 뉴욕교협에 가입할 때 세례교인이 15명이 넘어야 한다는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되었으며, 개교회의 경제적인 어려움 가운데 교협에 대한 교회들의 지원금도 크게 줄고 있다. 뉴저지의 한 노회는 중간일꾼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오랫동안 고수했던 전통적인 노회구조를 바꾸어 임원의 수를 축소하고 위원회도 대폭 줄였다. 또 어느 지방회는 목회를 중단하는 목회자가 늘어나자 교회중심의 조직을 바꾸자는 제안도 있었다. 교회로부터 사례를 받지 못하는 목회자들의 이중직이 늘어나고 있으며, 교회들은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렌트비로 부터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고, 같은 장소에서 여러 교회들이 시간을 달리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더 나아가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교회들이 같이 예배를 드리거나 통합을 하는 경우도 자주 생기고 있다.

이런 시대적인 환경가운데 한인이민교회 중 80~85%를 차지한다는 교인 100명 이하의 규모가 작은 교회들에게 더욱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하나님께서 어떤 교회를 '큰 교회'라고 부르실 것이냐는 질문 앞에 서면 '작은 교회'라는 단어는 세속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작은 교회들은 성서적으로 말하면 축복받은 교회들이다. 더욱 더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개척교회 목사가 "작은 교회의 가장 큰 기쁨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가장 가까운 데서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규모가 작은 교회는 다른 교회에 비해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전도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교회이다.



작은 교회들은 샘물같이 교계의 근원이다. 가뭄같이 어려운 시대환경 가운데 메마르지 않고 건강하게 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꼭 필요하다면 모금운동을 해서라도 도와야겠지만, 교계 단체의 보이기식 행사에 가까운 미자립교회 1회성 기금전달은 중단되어야 한다. 차라리 교회지도자 세미나 등 더 많은 교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는 좋은 강사를 초청하여 지역교회를 위한 세미나를 열어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위기이다. 교계 지도자들이 목회의 성공은 교회 크기가 아니며, 아무리 어려워도 성경적으로 해 나가자고 앞장서 외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규모가 작은 교회들이 스스로 앞장서 건강한 작은 교회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러한 때에 최근 뉴욕에서 "한인디아스포라를 위한 작은교회연구소"라는 플랫폼을 연 것을 축하한다. 10여명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3년여 기도로 준비하고 이제 외부에도 오픈했다. 연구소 이름대로 우리를 미국에 보내신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과 섭리를 발견하여 그 사명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하며, 그리고 작은 교회를 목회와 교회성장의 실패나 과정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하나님의 목적과 계획과 시대적 부름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작은교회연구소가 아름다운 교회 문화를 세우는데 앞장서기를 기대해 본다.


이종철 / 아멘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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