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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사회 문제도 즐겁게 다루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인화 (영화 칼럼니스트)
최인화 (영화 칼럼니스트)

[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6/05/19 15:04

- ‘주토피아’를 보고-

주토피아(Zootopia)는 주(zoo)와 유토피아(Utopia)를 결합시킨 조어로서 ‘동물들의 이상향’이란 뜻이다. 영화 속에선 각종 포유류 동물들이 평등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대도시의 명칭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내부 사정은 다르다. 외면적으로는 크고 작은, 온갖 동물들이 나름 잘 구획된 지역에 자리잡고, 서로 어우러져 잘 지내고 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심한 편견과 선입견에서 기인한 차별행위가 만연해 있다.

주인공 주디 (기니퍼 굿윈의 목소리)는 온갖 선입견을 무릅쓰고 작고 약한 토끼로서 최초의 경찰이 된다. 경찰 아카데미를 수석 졸업했으나 토끼인 그녀에겐 원하는 범죄 수사업무가 주어지지 않고 주차위반 단속업무가 주어질 뿐이다. 그즈음 주토피아에서 육식동물 14마리가 연쇄적으로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주디가 우연히 그 사건에 연루되기 시작한다.

여우 닉 (제이슨 베이트먼의 목소리)은 보이스카우트가 돠려던 희망이 육식동물에 대한 초식동물들의 반발로 무산된 이후, 꿈을 키우기보다는 현실에 적응해 사기꾼으로 쉽게 살아간다. 디즈니의 1973년 작 ‘로빈후드’에서 로빈 후드 역을 맡았던 그 여우가 닉 역으로 재등장했다. 역시 로빈 후드 역을 맡았던 캐릭터답게 주디의 행동에 감화를 받고 멋진 삶을 향해 방향 전환을 한다.

영화는 주디 개인이 사회적인 편견을 극복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커다란 사회조직 문제까지 다룬다. 위정자들이 권력 쟁취와 유지를 위해 사회 갈등을 어떻게 조장하고, 어떻게 이용해가는 지를 까발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이제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적인 문제까지 담아내며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제작되고 있음이다.

하나하나는 크고 강하지만 개체수에서 열세를 보이는 육식동물들이 오히려 경계의 대상으로 차별 대우를 받는다는 상황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인종이나 종교 차별문제도 은연 중에 투영돼 있다. 이종 간에 반목의 씨앗이 될 수 있는 막연한 의심을 교묘하게 이용해 주토피아를 지배하려는 초식동물의 음모는 현실 가능해 보인다.

특이한 것은 인간들과 가장 밀접한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약하고 희생적인 이미지를 갖는 양들의 극중 역할과 활약상은 기대 이상으로 다양하고 눈부시다.

각 동물들에 대한 특성이나, 영화가 짚고자 하는 주제들을 이해하며 본다면 더욱 바람직하겠으나 눈에 보이는 대로 즐기기만 해도 충분하다.

DMV (차량국)를 장악하고 있는 나무늘보들의 느려터진 업무 모습과 영화 말미에서 보여주는 반전 장면, ‘미스터 빅’이라는 역설적인 이름으로 등장해 영화 ‘대부’의 돈 비토 코를레오네 (말론 브랜도 분)를 연상시키는 땃쥐의 모습, 다양한 높이와 크기의 기차 출입구 등,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상황과 장면들이 이어져 남녀노소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집중시킨다.

단, 주디가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하는 등, 뒤통수치는 편법을 수 차례 써먹는 건 바람직한 설정이 아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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