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고…나 더위먹었나봐~

여름철 더위로부터 건강 지키기


으슬으슬 여름감기와 증세 비슷
구토·현기증 심하면 생명까지 위협
나트륨·칼륨 풍부한 제철과일 섭취

본격적인 여름이 되면서 ‘더위를 먹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와 같이 농경문화권의 사람들은 유목민이나 상공업을 주로 하는 인종보다 사계절의 변화에 민감하다. 왜냐하면 농사가 사계절변화에 함께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인들은 지금처럼 더워지거나 반대로 기온이 떨어질 때 특히 우리 신체가 빠르게 반응, 건강을 해치기 쉽다. 특히 더위는 ‘감기에 걸렸다’ ‘풍을 맞았다’ 등과 같이 바람이나 추위와 달리 ‘더위를 먹었다’라는 보다 직접적인 표현을 쓰는데 그 이유는 그만큼 더위는 우리의 몸속 깊숙이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름날 더위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류명숙 한의사로부터 들어보았다.

# 더위는 언제 먹나= 우선 여름이 될 때 우리 몸의 변화부터 알아야 한다. 외부 기온이 더워지면 신체의 겉 즉 피부에 퍼져있는 모세혈관을 비롯한 땀분비 등은 평소보다 활동이 왕성해진다. 그래서 더위에 민감하게 반응, 평소보다 수분과 노폐물을 피부로부터 발산함으로써 체온이 높아지지 않도록 해준다. 반대로 우리의 내부 즉 오장육부는 평소보다 활동력이 떨어져 더소 냉한 상태가 됨과 동시에 신진대사가 늦어진다.

더위를 먹을 경우는 외부적 환경과 내부적 환경의 두가지를 말한다. 외부적 환경이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뜨거운 햇빛을 과다하게 받고 활동함으로써 체온이 올라가고 땀이 많이 나서 이미 활동력이 왕성해진 우리의 모세혈관에 지나친 부담을 준 상태다.

내부적 환경에 의해 더위를 먹었을 때는 반대로 몸을 지나치게 차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심한 냉방속에 오래 있거나 아니면 찬물이나 음식을 먹어 가뜩이나 냉한 상태로 활동력이 저조해진 우리의 위와 장을 더욱 차게 만듦으로써 부담을 준 상태다. 사람들은 다만 외적으로 햇빛속에 오래 있을 때만 더위를 먹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처럼 반대로 지나치게 찬음식을 먹고 찬속에 있을 때도 더위를 먹은 것이다. 여름철에 특히 찬음식을 먹었을 때 배탈이 잘 나는 것은 이처럼 장기능이 약화된 상태에서 찬것을 먹음으로써 더위를 먹었기 때문이다.


# 어떤 증세가 나타나나= 더위를 심하게 먹었느냐는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수분의 양이 얼마나 감소됐는지를 기준으로 한다.

가벼운 증세는 체중감소가 3~5% 정도, 중증은 6~9%, 10%이상이 되면 중증이 되어 혼수상태와 생명에 위협이 된다.

더위를 먹었다는 신호를 제일 먼저 알 수 있는 방법은 우리 몸에서 점막으로 된 부분 예를 들어 입술, 입안, 눈과 코속이 마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즉 입술이 마르고, 눈이 뻑뻑해지면서 코가 마른다. 그러나 이같은 초기 증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그대로 지나쳐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이 단계를 지나 목이 말라 갈증이 느껴지면서부터 증세를 알게 된다. 즉 목이 심하게 마르면서 기분이 불쾌해지고 짜증이 나며 식욕이 떨어진다. 좀 더 심해지면 소변량이 평소보다 줄어들고 변비도 생긴다. 또 구토, 무력감, 맥박증가, 호흡증가, 체온조절 능력상실이 되면서 현기증과 혼돈감이 생긴다. 여기서 더 지나면 수분손실량이 10%이상을 넘은 상태로 열사병이 걸리게 되면서 실신하고 최악의 경우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게 된다.

특히 냉방이나 찬 음식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더위를 먹었을 때 증세는 여름감기와 비슷하다. 콧물이 나고 몸이 으슬하게 추우면서 설사를 하고 기운이 없어진다. 요즘 여름감기라고 해서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이처럼 더위를 먹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우선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알아두어야 할 것은 단지 몸안의 수분만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도 함께 발산됐다는 점이다. 특히 땀속에 나트륨이 가장 많이 발산됐다. 이외 칼륨과 마그네슘 등인데 이중에서도 몸에 필요한 것은 나트륨이기때문에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더위 먹었을 때 수분보충으로는 물과 함께 제철과일 그중에서도 붉은 색이 도는 소화잘되는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 나는 붉은색을 띈 과일에는 나트륨과 칼륨이 풍부할 뿐아니라 특히 심장을 보강해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과일이 수박, 체리, 딸기다. 참외도 여름에 제철 과일이지만 소화가 잘안되기때문에 더위 먹었을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영양분도 함께 보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는 옛부터 전해오는 여름철 복음식이 좋다. 이들은 영양가도 있을 뿐아니라 특히 냉해진 위와 장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복날먹는 영계백숙을 비롯해 육계장, 추어탕, 화채 등이 이에 해당된다. 닭과 같은 조류는 위와 장을 따스하게 해준다. 또 약간 매운 음식도 위와 장을 따스하게 해주기 때문에 여름철에 더위를 먹지 않으려면 평소보다 맵게 먹는 것이 좋다. 여름철 얼큰한 육계장을 먹는 것이 이 때문이다. 또 수박과 딸기로 함께 만든 화채를 음료수처럼 수시로 만들어 먹는 것은 과일속에 나트륨과 무기질이 풍부한데 이같은 비타민과 무기질은 우리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매체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변비가 심한 사람에게 권하고 있다.


#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은= 더위를 가장 잘 먹는 연령층은 2살이하의 아기들이다. 특히 이 연령층의 아기들은 온도변화에 예민하기 때문인데 더위를 먹었을 때 증세로서 흔한 것은 설사를 하면서 마치 감기가 걸린것처럼 콧물과 미열도 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엄마들은 감기에 걸린 것으로 잘못 알기 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 다음은 임신부다. 임신을 하면 평소보다 몸의 혈액량이 거의 2배로 많아져 조금만 외부 기온이 올라가도 민감하게 더위를 먹게 되기 때문이다. 땀을 더 많이 흘리므로 특히 제철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배추나 브로콜리 등은 더위를 물리치고 철분을 공급해준다. 이외 양질의 단백질과 멜론, 당근, 토마토를 소화가 잘되도록 쥬스로 만들어 마시면 땀으로 발산된 임신부에게 중요한 무기질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다.

또 노인과 특히 당뇨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당뇨인 사람은 과도하게 과일을 섭취할 경우 당수치가 높아지기 쉽기때문이다. 이때는 과일보다는 매실차, 오미자차 등으로 수분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 알아야 할 건강상식

수분 감소시키는 커피는 피해야

* 외출이나 야외 운동하기 30분 전에 물 두컵 정도를 미리 마신다. 그리고 야외에서 활동 중에 30분 간격으로 물을 마신다. 또 외출하고 돌아온 후에도 물을 마심으로써 몸의 수분상태를 유지시킨다.

* 콜라 등의 탄산음료는 수분의 흡수가 물이나 과일보다 더디므로 갈증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커피나 홍차는 오히려 몸안의 수분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체내 수분을 감소시켜 갈증을 심화시킨다. 따라서 특히 더운 날씨에는 되도록 소다류나 커피, 홍차는 피하는 것이좋다.

*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린다고 일부러 물에 소금을 타서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땀을 많이 흘린 경우라면 수분손실량이 워낙 많아서 체내에 염분농도가 올라가므로 이때는 수분의 공급만을 해주는 것이 우선과제다. 따라서 평상시보다 약간 짜게 먹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물에다 소금을 탈 필요는 없다.

* 더위로 입맛이 없다고 초컬릿이나 단 음식을 찾는 것은 오히려 나쁘다. 입맛이 없을 때는 작은 양이라도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다. 즉 닭백숙, 추어탕등의 복날음식이 좋다.

* 더울수록 약간 맵고 따뜻하게 먹는 것이 위와 장을 자극, 소화를 돕는다. 또 물도 평온상태에서 마시는 것이 찬 것보다 좋다. <미주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