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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전쟁" 제조사 對 식료품점

임페리얼, 업소별 차별하고는 "마진 줄여라" 요구
실협 "불매운동 벌일 터"

담배 시장에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단, 이번 다툼은 금연자와 흡연자간 싸움이 아닌 담배 제조사와 담배를 소비자에 판매하는 업주 간 싸움이다.

갈등은 국내 담배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임페리얼 타바코사가 판매업소에 자사의 담배 가격을 정해주고 그 가격대로 팔기를 강요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기존에는 업소에 따라 담배 가격을 스스로 정할 여지가 있었으나 이제는 임페리얼에서 가장 비싸게 받을 수 있는 답뱃값을 정해 각 업소의 마진 폭까지 공급업체가 정하는 셈이 됐다.



게다가 임페리얼은 담뱃값을 올리면서 업소를 자의적으로 분류해 상위로 분류된 업소는 인상폭만큼 판매 리베이트를 주고 나머지 업소는 리베이트를 주지 않아 같은 식료품점이라도 혜택을 보는 업소와 그렇지 않은 업소 간 차별이 생기게 됐다.

특히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는 분류 기준이 담배 판매량 뿐 아니라 제조사와의 관계, 위치 등 여러 요소가 복합됐기 때문에 임페리얼은 자사의 입맛에 맞는 업소만 혜택을 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대를 받는 업소는 2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예전보다 불리해졌다.

많은 한인들이 종사하는 그로서리에서 담배 관련 수익이 줄고 각 업소 간 입장이 갈릴 소지가 크자 BC한인협동조합 실업인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협의 김연철 전무는 "동네 그로서리를 길들이려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임페리얼에 맞설 태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김 전무는 28일 "임페리얼이 몬트리올 본사로 실협 임원들을 초청해 최근의 담배 판매 관련 방침을 설명하겠다며 비행기표를 보내겠다고 했지만 BC실협은 이를 거부했다"고 전하며 "바뀌는 게 없이 변명만 할 텐데 그걸 들어주러 갈 이유가 없다"고 강한 반대의 뜻을 보였다.

김 전무는 "HST가 도입되고 나서 매상이 큰 폭으로 줄어 회원들이 무척 힘들어하고 있는데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담배까지 소매가를 정하겠다는 이야기는 한마디로 지금보다 마진폭을 인하하라는 이야기"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같은 대형 편의점 체인인 경우는 기본적으로 팔리는 담배 판매량에 다른 물품을 구입하는 손님도 많아 담배 이윤이 어느 정도 줄어도 유지가 되지만 동네 그로서리는 일정부문 마진이 확보되지 못하면 운영 자체가 안 된다는 게 실협의 입장이다.

게다가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심한 조건이 강요될 수도 있다고 업주들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협은 회원 업소와 힘을 합쳐 임페리얼 불매운동을 벌이고 손님에게는 경쟁사 제품을 권유할 방침이다.
이미 경쟁사 로스만스 벤슨앤헤지스(RBH)는 소규모 그로서리 업주의 불만을 감지하고 이들을 자사로 끌어들여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실협에 특별할인과 상품을 제공했다.

허형신 실협 회장도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 '임페리얼이 소규모 그로서리를 죽이려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안내문을 내걸어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경쟁사 제품을 권하고 있다.

허 회장은 "몇 십 센트면 몰라도 한 갑에 2달러씩 차이나면 아무래도 저렴한 담배를 찾게 마련"이라며 업주들의 반발로 인해 임페리얼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김 전무는 "거대 기업에 맞서기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어 회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캘거리 실협도 우리 결정에 따르기로 한 만큼 우리 실협이 앞장서 불공정 거래에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이광호 기자 kevin@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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