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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죽음은 베풀고 비우는 것"

소망소사이어티 유분자 이사장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 책 발간

"누구나 떠나야 할 여행입니다. 왜 준비를 안하십니까?"

'아름다운 노년' 캠페인을 주도하는 봉사단체 소망소사이어티의 유분자(81) 이사장이 만나는 사람마다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다.

피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그 여행은 '죽음'이다. 그 불편한 주제를 한인사회에 공론화하기 위해 유 이사장은 2007년 소망소사이어티를 창설했다. 그 후 지금까지 '노년의 삶을 잘 살고(well-aging), 아름답게 죽자(well-dying)'는 주제로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왔다.

그간 말 못했던 고충과 노력, 땀의 열매들을 최근 글로 녹여 펴냈다. '그래서 삶은 아름답다(동학사)'라는 에세이다. 소망소사이어티 창립 직전 펴낸 자서전 '내일은 다른 해가 뜬다'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유 이사장은 "내년에 소망소사이어티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진실과 사실, 역사를 기록하고 싶었다"면서 "현재 70~80대 시니어들이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후손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지침서라고도 할 수 있다"고 출간 의도를 설명했다.

소망소사이어티는 '유언서 사전작성 캠페인'으로 태동했다. 여름 휴가 짧은 여행을 떠날 때도 준비를 하는데, 삶과 작별하는 긴 여행은 정작 아무런 준비도 안하는 현실에 대한 깨달음이 출발점이었다. 오랜 간호사 경험에서 목격한 많은 안타까운 죽음들도 떠올려졌다. 누군가 했어야 하는 필요한 일이었지만, 한인사회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창설 전에 하나같이 다들 말렸죠. '좋은 일 다 놔두고 왜 하필 죽음이냐', '나이를 생각하시라'면서 고개를 젓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유 이사장은 스스로 '목표 지향적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1975년 '비지 비(Busy Bee)'라는 외식업체를 개업해 32년간 운영하면서 가맹점을 14개로 키운 뚝심도 그 목표의식 덕분이다. 평생 그래왔던 것처럼 소망소사이어티도 묵묵히 운영했다. 유언서 사전 작성 캠페인은 장기.시신기증, 죽음준비 세미나, 호스피스 교육, 장례절차 간소화까지 전반적인 죽음준비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삶의 정리는 자연스럽게 기부 문화 확산 운동으로 확산됐다. '나눔 정신'이 낳은 기부사업중 하나가 2010년부터 본지와 진행해온 '아프리카 소망우물 프로젝트'다. 그리고 북한 결핵환자 후원사업으로 북녘땅까지 뻗어갔다.

지난 10년간의 기록을 숫자로 옮기면 한층 더 피부로 와닿는다. 소망유언서 1만1486부 작성, 시신기증서약 987명, 실제 시신기증자 33명, 소망우물 279개, 소망유치원 4개교….

지난해 여든을 넘긴 고령에도 유 이사장은 다음 10년을 꿈꾸고 있다. 그간 한인사회에만 집중됐던 캠페인을 다른 커뮤니티를 상대로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타주는 물론 한국과 독일에도 소망소사이어티 지부 개설을 추진중이다.

에세이집이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관통하는 메시지는 '아름다운 죽음'이다. 유 이사장은 웰 다잉을 "베풀고, 비우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출판 기념회는 21일 오후 5시 세리토스 퍼포밍아트 센터에서 열린다.

▶문의:(562)977-4580 소망소사이어티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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