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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징계의사에도 무차별 향응 공세

징계 전문의 2300명에 후원금
문제 의사 20%가 중징계 처분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업체들이 징계를 당한 전문의들에게까지 거액의 선물 공세를 펼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사 제품 판촉에 혈안이 된 업체와 직업 윤리가 마비된 일부 의사들이 야합하는 의료계의 어두운 단면이다.

비영리탐사보도언론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가주, 텍사스, 뉴욕, 뉴저지, 플로리다 등 5개 주에서 2013년 8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징계 당한 전문의 중 2300여 명이 400개 업체로부터 각종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매체는 메디케어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연방정부 기관인 'CMS(Center for Medicare & Medicare Services)'가 공개한 업체 후원금 내역과 각주 의사면허위원회의 징계 기록을 교차 분석했다.



제약 업체들이 의사들에게 주는 후원금은 합법이다. 통상 판촉을 위한 강연료, 컨설팅 비용, 식비, 여행 경비 등 10여 개 명목으로 지급한다. 그러나 종종 '후원금'으로 보기에는 고액인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후원금 수수 전문의들의 징계 수위는 심각하다. 다섯 명 중 한 명꼴인 20%가 중징계를 받았다. 40여 명은 의사 면허를 박탈당한 '무면허 의사'였고 180여 명은 임시 정지, 250여 명은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대부분의 업체는 이들 의사들의 징계 여부를 알고도 선물을 지급했다고 퍼블리카는 지적했다.

한 예로 텍사스의 퍼낸도 아빌라 전문의는 마약류 불법 처방으로 환자에게 심각한 뇌손상을 입힌 혐의로 2009년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제약회사 인시스는 이를 알고도 지난해 한해 동안 그에게 6만 달러의 후원금을 지급했다. 뉴욕의 알렉시오스 아파지디스 정형외과전문의 역시 2015년 28명의 환자에게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처방해 3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의료기기 제조사 스트라이커는 지난해 상반기 아파지디스를 앞세워 판촉 강연회를 열었고, 그에게 여행경비 등으로 1만4000달러를 후원했다.

프로퍼블리카의 조사 결과에 대해 각 업체들은 "의사들에게 주는 후원금은 결국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사 제품을 먼저 사용해본 전문의를 업체가 주관하는 판촉 세미나에 초청해 그 장단점을 교육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업체의 후원금이 전문의의 환자 진료와 처방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의료윤리협회의 찰스 로젠 박사는 "수익을 내야만 하는 업체의 최우선 목적은 전문의 교육이나 환자의 건강이 아니라 제품의 판매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것"이라며 "의사와의 유착관계를 이용한 판매 술책을 그럴 듯하게 포장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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