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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석은 다졌으니 다음은 아들의 몫이죠"

[가업을 잇는다] 캘시티(Cal-City) 건설 임우성 부자

설립 33년 중견기업 성장
상업용 건물.정부공사 집중
아들 합류로 사업영역 확대
"브랜드 회사로 키워 줬으면"


아버지는 회사를 세우면서 후대까지 이어지길 희망했다. 건설회사라는 게 20~30년 됐다고 명성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들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고등학생 때는 컴퓨터를 이용한 도면설계인 CAD(Computer-aided design)를 배우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버지가 건축을 전공(한양대 건축공학과)한 것처럼 아들도 디자인 건축으로 유명한 LA의 사이아크(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of Architecture)를 졸업했다. 아버지의 희망과 아들의 꿈은 잘 맞았고, 벌써 10년 넘게 한 회사에서 대표이사와 매니저, 아버지와 아들로 더 큰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세리토스 노워크 불러바드에 있는 캘-시티 컨스트럭션(Cal-City Construction Inc.)은 LA한인상공회의소 36대 회장을 지내기도 한 임우성(63) 대표가 1985년 설립해 33년째 이어온 중견 건설회사다.

올해 매출 규모 5000만 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정부조달사업에만 참여하는 자회사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다. 캘시티는 근래 들어 건축붐이 일면서 참여하는 공사만도 여러 개다.

임 대표는 "LA다운타운과 한인타운의 아파트,콘도, 창고 건설 등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커뮤니티 쪽 일을 자주 하다 보니, 그쪽 공사 요청도 많다. 요즘은 온라인 비즈니스가 활성화하면서 물류창고 짓는 것도 핫하다. 최근에는 토런스와 치노에 6만7000, 17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창고를 짓고 있다. LA의 도서관 신축, UC리버사이드 기숙사 공사도 하고 있고, 북가주 캘리포니아시티의 현대기아차 자동차 성능시험소 건물은 막 공사를 끝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아들 제임스(35)가 마케팅과 함께 물류창고 건축 계약에 매달리고 있으며, 특히 중국 커뮤니티 쪽에 관심이 있다고 귀띔했다.

제임스 매니저는 "치노시의 물류창고 공사를 단독으로 따냈다. 틸트업(Tilt-up) 공사로 직접 계약을 따냈고 인정도 받으니 일이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틸트업은 건물의 각 벽체를 미리 만들어 조립하는 방식이다.

캘시티는 임 대표가 LA로 이민을 온 지 4년째 되던 해 세웠다. 사무실은 LA한인타운 인근 웨스트 워싱턴과 라브레아 애비뉴 인근. "80년 대는 건축 호황기였다. 캘시티도 한인타운에 크고 작은 쇼핑센터와 아파트를 많이 세웠고, 다운타운의 대표적 한인의류도매상가인 샌피드로홀세일마트 건축에도 참여했다. 그런데 1992년 4.29 폭동으로 한인타운 부동산 경기는 완전히 침체했다. 개인적으로도 240만 달러 들여 지은 32유닛 아파트를 50만 달러에 매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손실이 컸다."

4.29 폭동은 캘시티가 LA 남쪽 파라마운트시로 옮기고 정부조달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매출구조를 다변화하지 않으면 못 살겠다는 판단이었다.

정부조달사업 참여는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지만, 그동안 신뢰를 쌓은 덕에 작은 규모부터 공사를 따낼 수 있었다.

임 대표는 "경력이 붙으면서 도서관, 커뮤니티센터, LA시 하우징 건축 등으로 확대됐고, 지금은 비행기 격납고 등 군기지 공사까지 따낼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조달사업은 이득은 많지 않지만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캘시티가 4.29 폭동 후 다시 제자리를 잡는 데 큰 힘이 됐다.

임 대표는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건설회사들은 크게 어려웠지만 캘시티는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에 참여한 덕에 버텨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LA한인상의 회장을 지내는 동안 정부조달사업 세미나를 열어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아들, 제임스가 회사를 잘 이어받아 성장시키기를 바란다. 외형적 성장 뿐 아니라 사람을 중시하는 크리스천 기업으로 발전하길 희망한다.

임 대표는 남가주 사랑의 교회 안수집사로 가정이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교회의 장학회 후원회장을 8년째 맡고 있기도 하다.

제임스도 부친이 회사를 이끌며 직원들과 오랫동안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7-8년을 공사현장에서 일을 배운 탓에 하청업체들과의 네트워크도 넓다. 2년 전부터는 사무실 일도 익히고 전체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임 대표는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막내 딸, 자넷(30)은 온라인 의류회사 CFO로 활동 중이다.

'변화' 주장하는 아들…'현실' 생각하는 아버지
논쟁과 설득으로 키우는 '꿈'


아들, 제임스의 꿈은 크다. 캘시티를 브랜드 건축회사로 키우길 바라는 아버지의 희망을 넘어선다.

제임스 매니저는 "언젠가는 디벨로프먼트회사(부동산 개발회사)를 하고 싶다"말했다. "개발회사는 땅을 찾아 원하는 설계를 하고 빌딩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땅을 사는 것은 융자로 할 수 없다. 자기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캘시티를 잘 키운다면 그런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제임스 매니저가 본격적으로 사무실 업무에 참여하면서 임 대표와 마찰을 빚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들은 멀리 가려면 회사에 변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임 대표는 "제임스는 직원을 뽑는 인사관리에서 회사가 더 많은 투자를 하기를 바란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많은 혜택을 주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랩스카메라를 이용해 모든 공사 과정을 비디오에 담아 마케팅 툴로 활용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련의 작업에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며 제동을 거는 편이라고 밝혔다.

제임스도 현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계속해서 아버지와 논쟁하는 부분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버지와 회사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꼭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다지게도 된다."

의견충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몰랐던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찾기도 한다. "서류에 파묻혀 꼼짝 않고 일하는 아들이 대견하다."(아버지) "예전에는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과연 아버지의 오랜 경험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고민도 됐다. 그러나 함께 근무하면서 자상함에 놀라고 존경심도 갖게 됐다."(아들)

임 대표 부자는 가끔 골프장 나들이로 스트레스를 푼다. 비슷한 수준의 실력이라 '그린 위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제임스 매니저는 "시작은 내기로 하는 데, 끝나고 나면 오간 게 없다. 가족과 사업 이야기가 더 많으니, 이기고 지는 것이 없던 일이 돼 버린다"며 웃었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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