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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55년 만에 모교 졸업장 손에 쥐다

연세대 행정학과 유순희씨 26일 '학사모'
월남 파병 후 미국 이민…50년 지나 복학
손주뻘과 2년 반 학업…"모든 것 아내 덕"

반백년의 꿈이 이루어졌다.

50년 만에 연세대에 복학한 늦깎이 유학생 유순희(72·행정학과)씨가 26일(이하 한국 시간) 꿈에 그리던 모교 졸업장을 손에 쥔 것.

이날 학내 루스채플에서 열린 '2018 사회과학대학 학위수여식'에서 푸른 색 가운을 입고 검정색 학사모를 쓴 유씨는 가족, 친지, 교수, 동문들의 격려와 박수 속에 학위증을 받았다.

만 70세가 된 해인 2015년 9월에 복학, 손주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한 지 약 2년 반만에 거둔 결실이다.



유씨는 3학년 1학기까지 마친 1965년, 입대해 베트남에 파병됐고 1968년 제대 후 복학을 포기하고 미국 이민길에 올랐다.

가주 버뱅크의 우드버리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국제자동차, 부동산 회사 '리맥스 아메리칸 드림'을 운영하는 등 사업가의 길을 걷다 62세에 은퇴했다. 이후 약 8년 뒤, 만학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유씨는 이메일을 통해 "드디어 목표를 이뤄 기쁘지만 늘 걷던 정든 캠퍼스를 떠나게 돼선지 허전한 마음이 앞선다"는 소감을 본지에 보내왔다.

그는 또 이메일에 "미국에서 바쁘게 살면서 하지 못했던 책읽기와 글쓰기, 도서관과 학교를 오가는 규칙적인 생활 덕분에 활기를 찾았고 건강도 좋아졌다. 복학은 참 잘한 결정이었다"고 적었다.

복학 생활 중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도서관, 강의실, 식당, 도서관을 오가며 향학열을 불태운 유씨는 교지에도 소개되며 연세대의 유명 인사가 됐다. 그를 잘 모르는 학생들도 "교수보다 나이 많은 복학생"이라고 하면 금세 알아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젊은 학생들에게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그들보다 5배 노력했다"는 유씨는 많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는 지난 24일 자신보다 1년 먼저 졸업한 행정학과 후배의 간청으로 결혼식 주례도 섰다.

유씨는 끝으로 "많은 가족, 친지, 지인이 내게 힘을 줬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장 큰 힘이 된 아내(유경숙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공부를 하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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