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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자칭 '남가주 교협'의 현주소

지난 3일 오전 11시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남가주교협) 정기 총회.

차기 교협 회장을 인준하는 자리에 40여 명 남짓한 목회자가 모였다. 한인 교계에서 낯이 익거나 제법 이름이 알려진 목회자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만큼 교계 내에서 남가주교협의 영향력과 비중이 미미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까. 남가주 지역 1350여 개의 한인 교회를 대표하겠다는 단체치고 초라한 광경이다.

이날 총회는 한 달 만에 갑자기 수석부회장이 되고, 단독 회장 후보까지 오른 최혁 목사(주안에교회)를 차기 수장으로 추대하는 자리였다. 그는 지난해 갑작스런 사임과 개척 2주 만에 타교회 청빙 수락 등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행보로 한인 교계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본지 2013년 4월30일자 A-26면·5월21일자 A-31면〉



그래서일까. 총회전부터 회장 인선과 절차 등을 두고 의혹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취재수첩을 들고 직접 총회 현장을 찾아갔던 이유다.

본격적으로 최 목사를 회장으로 인준하는 시간. 과거 교협 사무총장을 지냈던 한 목회자가 회의 원칙에 따라 정식으로 발언권을 요청하고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회장 인선 과정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 셈이다.

의장을 맡은 박효우 목사(풍성한교회)는 이의를 제기한 목회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발언을 거듭 묵살했고, 진행은 뭔가에 쫓기듯 빠르게 진행됐다. 최 목사는 급하게 거수 투표(찬성 44명·반대 1명)로 인준을 받았다.

이날 총회는 목사들의 모임이라 하기에는 다소 격이 떨어졌다. 박효우 목사는 반대 의견이 거슬렸는지 단상에서 "입 닥쳐", "교협을 파괴하려는 간첩", "경고하겠다. 고소해버리겠어" 등 욕설, 반말, 협박성 발언 등을 계속 내뱉었다. 반대 의견을 냈던 한 명의 목회자를 향한 일부 참석자들의 고성과 조소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의문이다. 언제부터 이들에게 한인 교계의 대표성이 부여됐는가. 과연 이런 기관이 교계의 공신력 있는 단체로 불릴 자격이 있을까. 씁쓸하게 실소만 머금다 취재수첩을 접고 조용히 현장을 나왔다.

'남가주교협'이라는 단체명이 담아내는 의미가 '자칭'에서 '타칭'으로 인정받으려면 아마도 상당한 성숙의 시간과 쇄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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