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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

갑오년의 마지막 주간입니다.

1년이란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 듯합니다.

작년 이맘때 취재 스케줄을 봤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출장을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종교면 신년특집을 구상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격의없이 독자들과 편안하게 대화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려 합니다. 올 한해 종교면 어떻게 보셨습니까.



한인사회는 기독교와 매우 밀접합니다. 100년이 넘는 이민 역사도 교회와 함께 시작됐고, 지금은 4000여 개 이상의 한인교회가 미국에 세워졌습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주 한인 중 기독교 신자 비율은 무려 71%(개신교 61%.가톨릭 10%)입니다. 10명 중 7명이 기독교 신자인 셈입니다.

항상 다수의 잠재적인 독자층을 마음에 두고 종교 면을 제작하다 보니, 긴장과 부담은 제 마음 한편에 언제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종교 기사는 다른 이슈와 달리 우선적으로 '신념'이라는 특정 렌즈를 통해 매우 예민하게 읽히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책임과 균형, 기자로서의 소신을 잃지 않기 위한 고민은 늘 따라옵니다.

얼마 전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느냐"며 직업을 묻기에 '기자'라고 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면서 웃을 정도입니다.

물론 스트레스가 심하긴 합니다. 육두문자가 섞인 항의를 받기도 하고, 민감한 이슈를 취재할 때는 '기독 좌파' 또는 '신천지(개신교가 이단으로 규정하는 종교단체)'로 몰린 적도 있습니다. 때론 오해와 구설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스트레스를 누를 수 있었던 건, '의미'가 전해주는 기분 좋은 무게가 더욱 컸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간 종교 기사와 칼럼에 정론(正論)의 가치를 담고자 했습니다. 언론의 홍수 속에서 차별화되면서도 독자들이 믿고 마실만한 물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 의미가 얼만큼 묻어났는지를 판단하는 건 전적으로 독자의 몫 이지만, 종교면 제작에 갖는 애정과 지면에 담긴 진심만큼은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신문은 독자와 함께 호흡하며 만드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더러 오해도 생기는 듯합니다. 기사 부탁을 한다며 '주유비'나 '밥값' 등의 명목으로 슬쩍 봉투를 건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의 품삯은 회사를 통해 정당하게 받을 뿐입니다. 저에게는 이슈에 대한 보도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약 좋은 기삿거리를 제공하는 독자나 단체엔 기자인 제가 오히려 감사 드리는 게 마땅합니다.

가치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소식이 있다면 펜과 취재수첩을 들고 언제라도 달려가겠습니다.

좋은 기사를 작성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진다는 건 기쁨이며 보람입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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