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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신년표어와 교회 그리고 달란트

본래 '달란트(talent)'는 고대의 화폐나 질량을 지칭하는 단위입니다. 성경에도 종종 등장하는 '달란트'는 기독교에도 제법 익숙합니다. 오늘날 그 의미는 긍정의 측면에서 타고난 자질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쓰이고 있습니다.

달란트는 다소 추상적인 성질을 담아냅니다.

물론 천부적으로 여겨지는 솜씨, 재주, 기술, 운동능력 같은 재능은 직·간접적인 비교나 경쟁 등을 통해 월등함을 손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측정이 애매한 자질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력', '리더십', '품성' 같은 무형의 요소가 그 중 하나입니다.



외모는 별로인데 왠지 모르게 계속해서 사람을 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집단에 속했을 때 가만히 있어도 서서히 주목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아우라를 묻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노력에 의해 어느 정도 개발될 수 있겠지만, 엄밀히 보면 본인도 모르게 천성적으로 지닌 달란트입니다.

그렇다고 달란트가 반드시 '축복'은 아닙니다. 소유와 사용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 그렇습니다. 달란트를 썩히거나, 바르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건 어리석음입니다. 달란트는 자의에 의한 선택이 아닌 전적으로 받는 겁니다. 성경 속 비유에서도 주인에 의해 주어지는 게 달란트 입니다. 각자가 지닌 달란트의 양 또는 특성을 타인과 비교하며 불평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달란트는 그 자체로 귀합니다. 목적이 함께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바른 사용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달란트는 소유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잘 사용해야 비로소 '축복'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새해를 맞아 한인교회들의 신년 표어를 알아봤습니다. 본지 1월6일자 A-22면> 교회의 비전이 담긴 힘찬 문구들을 보다가 문득 달란트의 의미를 떠올렸습니다. 한인교회만이 소유한 신앙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타민족에게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신앙의 열정과 신념은 한국 기독교가 태생적으로 지닌 달란트임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교계가 사회의 지탄을 받고 신뢰를 잃어가는 건 주어진 달란트를 개교회 중심의 성장, 목회자의 영달, 개인의 이익 등을 위해 오용한 결과입니다.

2015년에는 한인 교계가 그토록 귀한 달란트를 잘 사용했으면 합니다. 그게 진정한 축복이고 영향력입니다.

올 한해 각 교회가 세운 소중한 표어가 허공을 가르는 외침이 아니라 실제로 구현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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