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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교회는 사람 내보낼 궁리해야

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요즘 교계가 고민이 많다.

젊은층의 교회 외면과 주일학교 감소 추세를 조금씩 인지하는 것일까. 유럽교회가 문을 닫고 있고, 미국 기독교의 고연령화는 경종을 울린다.본지 1월13일자 A-22면



서로 짜맞추기라도 한 듯 교회마다 외침도 비슷해졌다.

"다음 세대를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절박한 외침은 왠지 헛헛하기만 하다.

다음 세대를 두고 수많은 교회가 'how(어떻게)'를 고민한다. 그래서인지 세대 전승이라는 기치를 내건 교회의 모든 고민은 결국 방법론으로 점철되고 있다.

방법은 궁극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젊은층 정착을 위해 예배 형식을 세련되게 바꾸고,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시스템 개발도 상황에 따라서는 필요하겠다.

다만 방법에만 치중하다 정작 본질은 뒷전으로 밀릴 우려가 따른다. 교회의 전략이 시대를 앞서나갈 자신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대개 유행에도 뒤처지며 몇 걸음씩 늦는 것도 문제다.

특히 '리더 의존적' 구도의 한국 및 한인교계의 경우 뚜렷한 성과를 못 내면 수장을 교체하거나, 그럴듯한 '하드웨어(건물)'를 후세에 남겨주는 것도 약간의 효과는 있겠으나, 목적이 잘못된 방법은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금은 방법론보다 목적의 재정립이 먼저다. 요즘 교회가 다음 세대를 세우려는 취지를 보면 존립과 교세 성장을 위해 무조건 이목만 집중시켜 그들을 울타리(교회) 안에 묶어 두려는데 있다.

오늘날 교회가 시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기독교를 울타리 안에 가두면서, 크리스천의 정체성은 교회와 사회에서 이원화됐다. 교회가 신뢰를 잃은 작금의 현실은 단절과 분리의 결과다.

기독교는 세상과 '구별'되어야지 '구분'되어서는 안 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오히려 다음 세대를 교회 밖으로 내보낼 궁리를 해야 한다. 이는 교회 무용론이 아니다. 그들이 밖에서도 성경의 가치를 구현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실력, 야성, 시야 등을 교회가 키워줘야 한다는 거다.

미래는 가치 전쟁이다. 기독교의 다음 세대는 세상과 더욱 뒤섞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들이 사회와 공존하면서 동시에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소유하려면 교회가 기존의 목적을 바꿔야 한다.

한 예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총격 사건 때문에 MPAC의 해리스 타린 디렉터와 인터뷰를 했다.본지 1월13일자 A-23면

MPAC은 미국 최대의 이슬람 협회다.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 걸쳐 이슬람의 올바른 이해를 돕는 전문 기관으로서 유능한 젊은 무슬림들이 활동하고 있다.

타린 디렉터 역시 30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년전부터 미국 정부의 이슬람 관련 자문 역할을 맡고 있고, 주요 언론에 칼럼도 기고한다.

무슬림의 정체성을 확고히 지키면서도 사회적 언어와 몸짓을 통해 각 분야에서 자유자재로 이슬람을 알리는 그들의 실력과 센스가 문득 부러웠다.

교회도 다음 세대를 위한 목적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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