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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책장]당신, 행복한가요?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6/05/09 07:12

이소영/언론인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상대적으로 고국보다 한국 음식이 귀한 이곳에서는 떡볶이 한 접시에도 행복을 느낀다. 누군가는 까르르 웃는 아이 웃음소리에 행복을 느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매주 돌아오는 금요일 덕분에 행복할 것이다. 이렇게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정작 행복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듯하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은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 프랑수아 를로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자신을 불행하다 여기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꾸뻬는 문득 자신 역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행복의 참된 의미를 찾아 세계 여행을 떠난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여행길에서 꾸뻬는 자기 수입의 열 배가 넘는 연봉을 받는 성공한 금융인 친구를 만난다. 생활이 풍족한 그 친구는 행복할 것이라 짐작했지만 일과 스트레스에 치여 조금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다. 차라리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필리핀 여성들의 밝은 표정이 더 여유 있어 보였다. 돈이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꾸뻬는 이렇게 아프리카, 유럽 등을 차례로 여행하면서 행복에 대한 정의를 하나씩 채워나간다.

“비교하는 것, 주위의 아는 사람들이나 아니면 자신의 지난 과거와 비교함으로써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또는 전혀 비교하지 않음으로써 행복을 발견하는 것도 여기에 속하지…. 또 다른 행복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이야. 미래에 맞이하게 될 자신의 죽음까지도 포함해서.”<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씨의 행복 여행’ 본문 중>

세계를 여행하면서 꾸뻬는 끊임없이 주변을 관찰한다.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대화, 호텔 바의 웨이터, 경호원, 술집 여자, 행인들의 얼굴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한다. 꾸뻬가 자신의 수첩에 하나씩 기록하면서 깨달은 가장 커다란 행복의 비밀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다. 행복한 순간들이 모여서 삶 전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지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현재를 버티는 것은 어리석은 삶이라는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꾸뻬는 다시 일상을 이어간다. 그의 병원에는 너무 깊은 슬픔이나 큰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 정말로 불행한 사람들 또는 불행하지 않으면서도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계속 찾아왔다. 여행에서 배운 것들을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 이제 그의 몫이다. 꾸뻬는 병원을 찾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이 적힌 카드를 선물한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책장을 넘기는 내내 나 역시 꾸뻬와 함께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꾸뻬가 행복의 열쇠를 하나씩 찾을 때마다 같이 환호했다. 마치 꾸뻬 씨와 긴 세계 여행을 함께하는 기분이었다. 이 책 속에 행복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나 대단한 비법이 담겨 있지는 않다. 읽고 있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공감 가능한 내용이다. 어쩌면 주인공 꾸뻬 씨가 아닌 작가 프랑수아 를로르가 전하고 싶었던 말은 ‘행복은 스스로 찾았을 때 느낄 수 있다’인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적, 풀밭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네잎 클로버를 찾으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믿음에서였다. 행운을 찾기 위해 종일 풀숲을 뒤졌다. 그렇게 밟고 다닌 풀밭에는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세잎 클로버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행운을 쫓는 동안 발밑의 수많은 행복을 놓치고 있었다. 이제라도 행운만을 쫓지 말고 우리 주위의 작은 행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세잎 클로버는 네잎 클로버보다 훨씬 찾기 쉬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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