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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댓글, 많이 쓰세요?

스스로를 '프로페셔널 댓글러' 로 칭하는 페친이 있다. 그는 두어달에 한번 불쑥 나타나 그간 올려진 내 페이스북의 잡다한 피드를 주욱 훑어가며 댓글 한마디씩을 수십개 남기고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그가 남긴 댓글은 사소한 일상의 한 순간, 서툰 사진 한 장의 기록을 향한 관심이라기엔 과분할만치 따뜻하고 위트가 넘친다.

무작정 칭찬이나 영혼없는 물개 박수 아닌 자신의 경험에 비춘 공감, 상대에 대한 배려와 관심, 드물지 않게 냉철한 별점과 깨어있기를 요구하는 매운 자극도 위트로 포장해 상처없이 건넨다. 덕분에 나는 짧은 한마디라도 한번 더 생각하고 곱씹어 적게 된다.

온라인에 공개된 콘텐트는 생래적으로 '소비되어주길 소망하는' 숙명을 지닌다. 방문자에게 발견되어 아낌없이 소비되고자 웹에 공개된 콘텐트이기에 '잘 사용됐다' 는 흔적만이 존재의 당위를 부여한다.

댓글은 가장 확실한 소비의 리액션이다. 방문자 카운트가 아무리 올라가도 열린 글 아래 매달린 하나의 댓글만큼 파워풀하지는 않다. 댓글 한마디 남기지 않는 것은 '정중한 인사에 힐끔 쳐다보고 휙 떠나버리는 무심함'이라는 비유도 있다.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에서라면 친구 관계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비화된다. 나 이렇다고, 내 생각은 여기까지 와있다고 털어 놓았으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 잡아주듯 댓글 한마디 남기는 건 절반은 의무로 통용된다.



특히 온라인 미디어의 뉴스 콘텐트는 댓글로 완성된다고 할만큼 그 비중이 크다. 작성된 기사에 댓글로 추가 정보가 붙거나 주요 이슈에 각자의 답변이 모아져 진정한 '여론'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기자나 전문가 개인의 독선을 막고 다양한 의견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역할도 있다.

그런데도 최근 뉴스 미디어들은 속속 자사 웹사이트의 댓글 박스를 거둬들이는 추세다. 이미 CNN과 로이터통신은 2014년부터 댓글 영역을 없앴고 2015년에는 블룸버그 통신도 가세했다. 소셜 뉴스 커뮤니티 '레딧'도 '업보티드'라는 새 서비스에서 코멘트 기능을 없앴고 뉴욕 타임스는 기사 하단의 코멘트 대신 우측 별도 모듈에 댓글을 모아두고 독자들이 코멘트로 인한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장치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공영 라디오방송 NPR이 자사 사이트의 댓글란을 없앴다. NPR에 따르면 순 방문자 3300만 명 가운데 댓글은 50만 개, 더구나 이 댓글의 작성자는 단지 1만9400명 뿐으로 댓글의 주장이 NPR 전 청취자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대다수 댓글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신 공격이나 막말, 허위사실 유포 같은 부작용의 우려가 가장 컸을 것이다.

때문에 요즘 댓글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소셜미디어로 옮겨지는 추세다. 미디어 웹사이트와 달리 소셜미디어는 댓글이나 좋아요 같은 '사용자 행동'이 정보와 영향력 확산의 중요 요소로 오히려 환영받는다. 또한 실명이 공개되는 소셜미디어에서는 보다 신중하고 절제된 의견 개진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무차별적 인신 공격과 험담으로 얼룩지는 익명 댓글의 폐해도 줄일 수 있다.

코리아데일리닷컴은 뉴스와 커뮤니티 서비스 영역에 댓글 공간을 열어두고 있다. 그리고 '프로 댓글러'의 등장도 기다린다. 한마디의 댓글로 뻥 뚫린 소통이 이뤄지는 순간을 기대하며 아직은 댓글을 통한 소통과 시너지에 희망을 걸고 싶다. '우리끼리'인데 안될리 없다.


최주미 디지털부 차장 choi.joom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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