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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 정책은 좌충우돌…트럼프식 정치

"기후변화는 사기"라던 트럼프
환경운동 힘쓰는 엘 고어 만나
고어 "매우 생산적인 만남"

대립각 세웠던 월가 인사들 발탁
외교 안보팀은 강경 우파 채워
원칙 없는 '포퓰리즘' 비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엔 엘 고어 전 부통령을 만났다. 5일 자신의 본부인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다. 고어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환경운동가다. 고어는 취재진에게 "매우 생산적인 만남이었다"며 "공통 관심사를 진지하게 탐색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몰아붙였던 자신의 노선에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트럼프는 이미 지난달 22일 뉴욕타임스 방문 때 파리기후협정 탈퇴 재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입장 변화의 여지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 한 달이 가까워 오면서 트럼프 정부의 실체가 베일을 벗고 있다. 특정 이념에 좌우되거나 쏠리지 않는 '탈 이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이념을 뛰어넘는 '포스트 이데올로기 시대'로 가는 문을 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각료 인선과 정책은 좌나 우, 진보나 보수로 정의하기 어렵다. 인선 과정엔 '적과의 동침'이 돋보인다. 우선 선거 때 대립각을 세웠던 월가와의 제휴다. 월가의 엘리트 스티븐 므누신을 경제정책의 조타수인 재무장관에 내정하는 등 월가 인사들을 줄줄이 발탁하고 있다. 므누신은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등 민주당에 정치자금을 낸 전력까지 있다. 공화당 경선 때 마르코 루비오를 지지했던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유엔 대사에 내정한 것도 포용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를 국무장관에 앉힐 경우 '적과의 동침'은 화룡점정을 찍게 된다.



트럼프가 패스트푸드 업체 모회사인 CKE 레스토랑 최고경영자(CEO)를 노동장관으로 검토 중인 것도 파격으로 평가된다. 그는 근로자들의 초과 수당 인상에 반대해왔다.

외교 안보팀은 강경 우파들로 채웠다. 고문 옹호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이슬람은 암"이라고까지 말했던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다.

그러면서도 공화당 인사이더들도 기용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 톰 프라이스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트럼프의 정책은 좌충우돌이다. 시장의 자유를 옹호하는 전통 공화당과는 거리가 멀다. 필요하면 개별 기업의 의사 결정에도 개입한다. 에어컨회사인 캐리어 공장의 멕시코 이전 계획을 철회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오바마케어는 의료시장을 왜곡시킨다며 철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유연한 것 같기도 하고 일관된 원칙 없이 그때그때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외교정책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연일 중국에 각을 세우며 보수파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의 지난 2일 전화 통화도 그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최대 적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는 보수파들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한 달을 관통하는 요소가 있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다. 쏟아지는 비판 속에서도 극우 인사인 스티브 배넌을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선임고문으로 고수하는 것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를 추진하는 것 등은 대중 인기를 추구하는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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