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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억 칼럼]아디오스 코카 콜라

코카 콜라는 맥도널드 햄버거와 더불어 미국식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청량음료이다. 멕시코인들의 청량음료와 맥주 사랑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인데, 매년 약 300억달러를 소비한다. 미국 다음으로 1인당 탄산음료 소비량이 많은 나라가 멕시코이다. 멕시칸들이 가장 즐겨하는 주류로는 꼬로나(Corona) 맥주와 아가베 선인장을 증류해서 만든 떼낄라(Tequila)이고, 탄산 소다로는 코카 콜라를 단연코 선호한다.

매년 멕시칸들의 1인당 콜라 소비량은 675병으로 최고 수위에 올랐고, 미국인이 394병, 브라질인 229병 보다 월등히 높았다. 코카 콜라사의 연간 매출액 178억 달러 중 25% 가량인 20억 상자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소비되었고, 그중 멕시코에서 43%가 소비되어 25억달러 매출을 이뤘다. 이쯤되면 멕시코인들의 혈관에는 혈액대신 검은 콜라가 순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대도시 멕시코 시티와 과달라하라는 물론이고, 유카탄 반도와 멕시코 최남단 치아빠스의 산간벽지에서도 자고 눈 뜨면서부터 마셔대는 콜라, 무엇 때문에 저들을 중독적인 사랑에 빠져들게 하는 것일까. 마시는 음용수가 콜라 보다 깨끗하지 못해서다. 낙후한 위생시설과 정수 시설 부족으로 지하수에 녹아있는 석회질과 불순물을 잘 걸러내지 못하자 음료수를 더 신뢰하게 된 것이다.

최근 멕시코에 콜라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광고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미국처럼 멕시코도 비만과 당뇨병이 전염병처럼 창궐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멕시코는 최근 인구 1억명 이상인 나라 가운데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뚱보들이 많은 나라가 됐다고 한다. 20세 이상 멕시코 성인 10명 중 7명은 과체중 혹은 비만이다. 그 주범으로 코카 콜라를 비롯한 여타 탄산음료를 적시하면서 판촉을 위해 12세-54세를 겨냥한 공격적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명했다. 공립학교 내 탄산 음료 판매를 중단할 것과 소비세 강화와 벌금을 부과하려는 법개정도 서두르고 있다. 1천만명 이상이 당뇨병 환자로 인구 1억 이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 국민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뽀르께 또마스 레프레스꼬(Porque Tomas Refresco, 도대체 왜 콜라를 마시나요?).' 오랫동안 국민적 사랑을 받던 코카 콜라가 이젠 국민 건강을 해치는 공공의 적처럼 고발당하는 선동적인 광고 문안이다. 멕시코 주요 도시 곳곳에 도배된 배너에는 20온스짜리 콜라 한병이 놓여있고, 그 옆에 설탕이 가득 담긴 12개의 숟가락을 그려 넣었다. ‘엘 레프레스꼬 에쓰 둘쎄 라 디아베떼스(el refresco es dulce la diabetes).' 설탕이 첨가된 청량 음료는 비만, 충치,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는 경고성 문구가 건강을 새삼 돌이켜 보게하는 계기가 되고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침공불가의 장벽을 설치하려는 계획이 구체화되자 멕시코에선 미국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강화되고 있다. 멕시코 시티 소재 미 대사관 앞에서 '아디오스 코카 콜라(Adios Coca-Cola), 월마트, 맥도널드, 스타벅스’…. 분노에 찬 외침이 멕시코와 라틴아메리카에 사무치고 있다.

미워함이 없는 진실한 사랑만이, 피차 겸손히 배려하는 섬김만이 미국과 라틴아메리카를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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