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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맛에 가을 향을 더하다

한 포토그래퍼의 가슴 시린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사진 속의 음식은 언제나 맛깔스럽고 세련된 느낌이 흘러넘쳐 그에게 그런 아픔이 있는 줄도 몰랐다. 4년 전 섬유근통 증후군이란 희귀병으로 병원에서 살아야 했던 유수경씨. 젊은 나이에 관절의 마디마디가 붓는 고통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어지는 참을 수 없는 통증 속에서 살았다.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인해 내 삶은 점점 무너져 갔고, 진통제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극심한 병세에 시달렸어요. 그래도 어린 딸아이를 보면서 이겨내려 안간힘을 썼죠.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공기가 차가운 아침과 밤에는 무서울 만큼 아프죠."

여린 그의 얼굴을 보면 어찌 그런 무서운 병마가 숨어 있을까 의구심마저 든다. 게다가 지금은 푸드 포토그래퍼와 푸드 디렉터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가 만든 음식들은 제품으로 출시되고도 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아픈 몸을 이끌고 그토록 씩씩한 행보를 할 수 있는지. 지금은 요리도 하고 가족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다는 남편의 고백처럼 그들의 식탁엔 순애보로 가득하다.

겉으로 보이는 인터넷상의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는 가공된 이미지들로 공허하지만, 그 사이에 마치 돌 틈에서 피어나는 꽃과 같은 그의 날들은 박수를 보내고 싶도록 아름답다. 깊이를 더해가는 가을날… 꼼꼼한 레시피로 감동을 주는 유수경씨의 맛 깊은 요리들을 만나본다.



싱싱한 가을 '새우장'

생강 50g과 대파 1대는 갈아서 청주 1병을 부어 재워둔다. 활새우 1kg을 준비해 뿔, 수염, 다리를 약간씩 잘라준다. 청주에 30분간 재워 비린내를 제거한 다음 밀가루 약간과 소금으로 새우를 문지르고 찬물에 헹궈낸다. 새우의 두 번째 마디 부분에 이쑤시개를 넣어 내장을 제거한다. 양파는 적당량을 준비해 한 입 크기로 썰고, 홍고추, 청고추 각 2개씩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새우를 재울 맛간장을 만든다. 양조간장 500ml, 물 850ml, 유기농 원당 50ml, 매실액 4큰술, 표고버섯 6개, 작게 자른 양파 1개, 대파 흰 부분 1대, 통마늘 15개, 대추 4개, 사과 100g, 레몬 슬라이스 4장을 냄비에 모두 넣고 30분 동안 중불에서 끓인 다음 식힌다. 새우에 식힌 간장을 붓고 양파, 홍고추, 청고추 등을 넣어 냉장고에서 5일간 숙성 후 먹는다. 이틀이 지난 뒤 냉장고에서 간장만 따로 따라 내어 다시 끓이고 식힌 뒤 부어두면 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밥도둑 '고구마순 굴비조림'

굴비는 중간 크기로 3~4마리 준비해 가위로 등지느러미를 약간 여유를 두고 자른다. 꼬리에서 머리 쪽으로 비늘을 숟가락으로 긁어 제거한다. 나무젓가락을 굴비 입을 벌려 그 안으로 집어넣는다. 젓가락이 목을 통과하면 한쪽 방향으로 젓가락을 돌려가며 배까지 넣어준다. 왼손으로 조기의 배를 감싸고 오른손으로 젓가락을 살살 돌려가다가 배까지 집어넣으면 배 속에서 뭔가 느낌이 뚝 하고 날 때 젓가락을 돌려 꺼내면 내장이 제거된다.

대파 1대는 송송 썰어 놓고, 홍고추 ½ 개는 얇게 썬다. 말린 고구마순 한 줌 정도는 따뜻한 물에 불려 삶은 다음 물기를 꼭 짠다. 굴비 양념으로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맛술 2큰술, 참기름 2작은술, 까나리 액젓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을 섞어 10분간 불려둔다. 냄비에 고구마순과 양념을 넣고 버무려 10분간 둔 다음 물 250ml를 넣고 중강 불에서 5분간 끓인다. 손질된 굴비와 홍고추를 고구마순 위에 올리고 중약 불로 줄여 졸인다. 이때 간을 보며 소금 1작은술을 넣어준다. 졸여질 것을 예상하고 심심하게 간을 한다. 약 10분간 굴비 위에 양념을 끼얹어가며 졸이고 대파와 실고추를 넣어 살짝 끓인 후 불을 끈다. 접시에 담고 통깨를 살짝 뿌려낸다.

뜨끈한 저녁상 '차돌박이 김치전골'

쌀뜨물에 손바닥 만한 다시마를 넣고 불려 두세 시간 전에 미리 준비해 둔다. 당면 50g은 찬물에 한 시간 정도 불려둔다. 익은 김치 ¼ 포기는 고춧가루를 살짝 훑어내고 채를 썬다.

대파 1대는 송송 썰고, 양파 ½ 개는 두껍게 채를 썬다. 두부 ½ 모도 납작하게 썰어두고 느타리 버섯 100g은 깨끗하게 손질한다. 양념장은 국간장 1큰술, 양조간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고추장 1큰술, 올리고당 2큰술, 맛술 2큰술을 섞어놓는다.

냄비를 약불에서 약간 예열한 후 들기름 2큰술을 넣고 송송 썬 대파를 천천히 볶아준다. 대파가 흐물해지면 김치를 넣고 중 불로 올려 볶는다.

김치가 자박자박해지면 양념을 넣고 30초간 볶다가 쌀뜨물을 붓고 끓인다. 불을 중강 불로 올려 끓기 시작하면 중 불로 내려 약 10분 정도 끓인다. 뚜껑을 약간만 닫아준다. 김치맛이 우러나면 차돌박이 200g, 버섯, 양파, 두부를 올리고 다진 마늘 약간과 새우젓 1큰술을 넣고 2분간 끓여준다. 마지막 먹기 직전 소금으로 간을 맞춰 한 소끔 끓여낸다. 바글바글 끓여가며 전골을 먹다가 쌀뜨물을 조금 붓고 불려둔 당면을 넣어 먹으면 맛있다.

사진 제공 : 유수경 푸드포토그래퍼 www.instagram.com/mos_story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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