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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을 가져라, 그리고 팀이 먼저다"

박지성, 내달 월드컵 앞둔 한국팀에 조언

"본선에서 쉽게 이길 상대 없지만
흐름 잃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 온다
주장 기성용 경험, 팀에 도움될 것
손흥민에 해줄 말은 부상 조심뿐"


"월드컵 본선에서 쉬운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는 없습니다. 설령 먼저 골을 내주더라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우리 흐름을 지켜내는 게 중요합니다. 준비한 걸 꾸준히 유지하며 찬스를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에게도 반드시 기회는 오니까요."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37)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을 1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50여일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애정이 어린 조언을 건넸다. 6월14일 개막하는 이번 월드컵은 한국 축구엔 9회 연속 경험하는 본선 무대다. 하지만 기대치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도 낮다. 예선 기간 드러난 대표팀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본선 조별리그 상대(독일·멕시코·스웨덴)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을 세 차례(2002, 06, 10년) 경험한 '전직 캡틴'이 대표팀 후배들에게 들려준 충고의 핵심은 '인내심'이다. 실점하거나 불리한 상황에 놓여도 전술적·심리적으로 흔들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팀워크'를 꼽았다. 박 이사장은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도 팀이 정한 전략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팀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선수 개개인이 90분 내내 높은 수준의 집중력과 체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이사장은 "대표팀 후배들에 관한 악성 댓글이 개인적으로 아쉽다. (팬들이) 좀 더 잘 대해주면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팬을 탓할 순 없다. 결과적으로 (대표팀 이미지는)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은 비판을 받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만회하겠다는 굳은 각오가 필요하다. 힘든 시기를 반전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대표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게 대표팀 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K리그와 A매치 모두 관중이 줄고, 인기가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 축구인들 모두가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며 "위기가 분명하지만, 어찌 보면 모든 문제를 털고 갈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경기 내적, 외적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현역 선수 시절 박 이사장은 '성실'의 상징이었다. 어떤 포지션이든 맡아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 출신의 레전드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최고 상대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였지만, 나를 가장 귀찮게 했던 선수는 역시 박지성"이라며 옛일을 다시 거론했다. 인터넷의 축구 대표팀 기사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던 박지성 같은 선수가 그립다"는 댓글이 여전히 달린다.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현역 시절 매 경기 열심히 뛰었던 건 사실"이라고 한 박 이사장은 "나를 돋보이게 하려는 욕심은 없었다. 늘 팀이 먼저였고, 팀 안에서 내 역할을 제대로 보여줬는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밀히 말하면 '박지성이 있어서 경기력이 좋았다'는 말은 옳지 않다. 팀이 추구하는 움직임과 박지성의 플레이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우리 선수들도 팀으로서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박 이사장은 리더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은 다른 대회와 견줘 무게감이 큰 대회다. 리더의 어깨 또한 더 무겁다"며 "이변이 없는 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이가 그 역할을 맡을 거라 본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좋았던 시기와 힘든 시기를 모두 겪은 선수인 만큼, 그 경험들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도전하는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피력했다. 박 이사장은 "(손)흥민이는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해 충분한 경험을 쌓았고, 독일 분데스리가에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조언할 게 없고, 부상 조심하라는 말 밖에 해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대표팀 유럽 원정 때 '밥 한번 먹자'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보다 돈을 많이 벌지만, 격려 차원에서 시즌 후에 맛있는 음식 한 번 대접하겠다"며 웃었다.

박 이사장은 수원 JS컵 19세 이하 국제청소년축구대회 주최자 자격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는 유소년에 있다"며 "2015년 이후 JS컵을 꾸준히 개최하는 이유는 어린 선수들이 스타일이 다른 해외 선수들과 경쟁하며 더욱 성장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도 한국 축구가 어린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실력 있는 선수로 키워내는 과정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약속했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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