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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디지털 세상은 '똑똑한 간결함'

2010년대 초반 뉴스업계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가 뉴스의 주 소비자 층으로 떠올랐고 기존의 독자들 또한 온라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다른 형태의 뉴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와중에 제일 잘나가는 뉴스 제공업체들이 '버즈피드'와 '바이스'였다. 버즈피드는 원래 '웃긴 자료'를 주로 공유하는 사이트였고, '스낵 콘텐츠' 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기업이었다. 요리나 대중문화 같은 가벼운 내용을 1~2분 내외로 볼 수 있게 담아내는 스낵 콘텐츠는 버즈피드의 장기였다. 점차 영역을 확장해 시사현안을 다루면서 버즈피드는 온라인을 장악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편 캐나다의 작은 잡지로 시작한 바이스는 다른 언론사는 따라오지 못하는 독특한 발상과 선전성으로 온라인에서 가장 각광받는 매체로 떠올랐다. 클릭을 할 수밖에 없는 제목들과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바이스가 영향력을 넓혀가는 것은 매우 당연한 듯이 보였다. 약물이나 섹스와 같이 기존에 터부시 되던 소재를 다루는 바이스는 크게 성공해 결국 텔레비전까지 진출했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은 여기까지였다. 2015년이 지나자 이들 매체의 영향력은 급격히 떨어져갔다. 2017년 말부터 2018년까지 버즈피드는 수백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사업규모를 줄여갔다. 바이스 미디어는 지난 1일 전체 직원에 10%에 달하는 25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가벼움과 자극을 통해서 '새로운 시대의 매체'로 각광받던 곳이 빠르게 내리막을 겪고 있다.



비슷한 기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성장한 언론사 악시오스는 매우 흥미롭다. 악시오스는 2016년에 생겨서 만 3년이 채 되지 않은 언론사지만, 2018년에 25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전년도에 비하면 2배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창업자 짐 반더하이가 2016년 만든 악시오스의 콘셉트는 '똑똑한 간결함'이다. 기사를 길게 쓰지 않고 핵심만 요약해서 제공,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 더 읽어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마치 보고서처럼 300자 이하로 핵심내용을 밝히고 여기에 '왜 이 기사가 중요한가'나 '알아두면 좋은 배경지식'과 같은 부분을 덧붙였다. 워싱턴DC의 정계에서부터 바람을 타서 지금은 50만이 넘는 이메일 구독자를 확보한 이유다.

악시오스가 독특한 시스템을 구축한 이유는 간단하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 '신뢰할 수 있는 기사를 공유하기 좋은 짧은 분량으로 배너나 팝업 창이 없는 환경에서 읽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전략은 독자들에게 열띤 호응을 얻어냈다. 게다가 악시오스는 기존 언론과 달리 클릭을 유도하는 선정적인 제목을 쓰지 않고 가벼운 스낵 콘텐츠도 취급하지 않는다. 유행과는 전혀 반대되는 방향인 것이다.

지각변동이 일어나도 사실 본질은 잘 바뀌지 않는다. 악시오스는 진지한 뉴스에 대한 독자의 수요는 변하지 않는다는 본질을 알려준다.


조원희 / 디지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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