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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워싱턴 양극화 물결, 한인 ‘경제체질’ 개선해 돌파해야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2/17 14:22

대형자본 들어오고, 렌트비·집값 상승세
한인비즈니스, 대형·전문화로 승부
개인은 재테크·금융지식 강화해야

워싱턴지역에 아마존 제2본사와 구글 등 대기업이 사세를 확장하면서 부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인들이 종사하고 있는 스몰비즈니스는 한계에 부딪혀 한인사회 자금순환이 줄고 있고, 렌트비와 집값 상승으로 주민들의 압박감은 커지고 있다. 워싱턴 한인 경제 전문가들은 양극화의 파도를 헤쳐나가려면 한인 기업이나 개인, 가계 모두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형자본 진출, 부동산 양극화 부채질=버지니아 알링턴 아마존 제2본사 발표 뒤 지역 부동산은 계속 상승세다. 구글이 버지니아 레스턴에 1000명 이상 직원을 늘릴 것이라는 발표도 나왔다. 최문용 부동산 전문인은 “레스턴에 구글 직원 1000명이 들어오면 가족까지 4000명으로 추산할 수 있는데, 이 정도면 렌트비와 집값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라며 “헌던과 섄틸리, 센터빌 주택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맥클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캐피털원 은행이 직원을 9000명 더 고용할 것으로 보는 업계 관계자도 있다. 실버라인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최태은 여성경제인협회장은 “요즘 콘도와 타운하우스가 너무 잘 팔리고 맥클린에 건물 5개동이 올라가고 있어 의아해 했는데, 캐피털원이 직원을 늘린다고 한다”며 “북버지니아에서 인재들을 고용하기 쉽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직원들이 몰려오면 렌트비가 올라가고, 렌트 세입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워싱턴 중산층이 줄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150만 달러 넘는 집은 멀티오퍼가 들어가고 경쟁이 치열한데 70만 달러 집은 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도 양극화=워싱턴식품주류상협회 유홍규 회장은 지난 10년 사이에 한인 스몰비즈니스가 50%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토털와인 등 대형자본 진출로 소규모 상점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탁소 업계 관계자들은 각종 환경 문제 등으로 이미 많은 한인이 세탁업계를 떠났으며, 남아있는 한인 운영 세탁소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부부가 많이 하던 청소업도 히스패닉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말했다.

◇한인 비즈니스, 대형화·전문화로 체질 개선=전문가들은 미국 대형자본 스토어에 맞서기 위해 한인 업소도 대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통적으로 한인들이 선호하던 노동집약형 가족 중심 운영 사업체에서 벗어나 공동법인을 만들고 여러 명의 한인들이 자본을 모아 대형 업소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 염영환 회계사는 “주민들은 한 매장에 가서 다양한 물건을 구매하는 데 익숙해져 있고, 대형화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며 “한인들도 자본을 모아 대형가게를 운영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현대부동산 정희수 부동산 대표는 “운영은 한 사람이 하더라도 투자금을 모아야 한다”며 “한국에서 자본력을 끌어오거나 LA나 뉴욕 등 타주의 자본가들과 손을 잡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대형화는 한인 정서상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리 융자전문가는 “동업자 10여 팀에 융자를 해줬는데, 대부분 마지막에 서로 욕하며 갈라지거나 법정에서 관계를 마무리했다”며 “가게에 현금, 캐쉬가 많이 들어오면 동업자들이 돈의 흐름에 대해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가게에 크레딧카드만 받는다면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한인들에게는 대형화보다는 전문화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영환 회계사는 “오가닉 제품만 집중적으로 판매하거나 젊은층만을 타겟으로 한 전문 매장도 유망하다”며 “전문화의 좋은 사례는 한류문화와 전통차를 제공하는 애난데일의 ‘소리차’ 찻집”이라고 말했다.

◇개인은 재테크·금융지식 강화해야=모건스탠리의 정영훈 컨설턴트는 한인들의 전통적인 재테크 방법인 ‘지출 줄이기-은행 적금-내집마련-연금·보험’만 고집하지 말고 주식과 채권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컨설턴트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투자은행 재무전문가들과 글로벌 분석가 30명 가운데 80%는 올해 S&P 지수가 2900~3000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미국 영어권 사회나 한국사회에서는 돈이 되는 금융 정보가 빠르게 돌고 사람들이 빠르게 액션을 취하는데, 한인 이민 사회에서는 금융 정보에 관심이 적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치 상승기에는 최대한 빨리 렌트 세입자에서 벗어나 집을 사는 게 우선순위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최태은 여성경제인협회장은 자신도 미국에 와서 구입한 조그만 콘도 가격이 오르면서 재정적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며 다른 한인들에게도 이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해 종잣돈을 만들고, 한 회사에서 꾸준하게 세금보고 해 모기지 융자로 집을 사는 게 좋다. 집값의 3~5%만 다운페이하면 집을 살 수 있는 미국”이라며 “직장 소득 상승률보다 더 큰 폭으로 올라가는 집값을 잡지 못하면, 재테크 의욕마저 상실해 경제개념 없이 소비하면서 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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