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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자폐증, 'Autism Spectrum Disorder' 이야기

4월, 자폐증 인식의 달(Autism Awareness Month)이 다가온다. 최근 자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지역사회의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CIDA라는 기관의 대표이기 전에 자폐를 가진 자녀의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좀 더 많은 분들이 자폐를 가진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이해하고 함께 하여 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음의 정보를 나누고자 한다.

자폐범주장애(자폐증)

자폐범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ASD)는 의사소통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발달장애의 한 종류로서, 흔히 자폐증라고 일컫기도 한다. 2000년 이후, 자폐범주장애 또는 자폐증를 가진 어린이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보고는 미 연방보건국을 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미국뿐 아니라 자폐를 진단할 수 있는 서구의학이 발달된 곳은 어디나 자폐가 더 이상 희귀한 장애가 아닐 만큼 많은 발생률이 보고되고 있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은 흔히 'Triad of Autism'이라 일컬어 지는 세 가지의 공동적인 증상들을 동반한다. 첫째, 언어 및 소통의 어려움, 둘째, 협소한 것에 집착하고 반복 상동적인 생각과 행동, 그리고 셋째, 사회성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다. 또한 모든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자폐를 가진 사람들의 상당수가 소리, 냄새, 또는 감각에 예민하고, 운동감각이 비장애인에 비해 떨어지는 예도 많고, 타인을 말을 듣고 반복을 하는 'Echolalia(이콜라리아)'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자폐범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의 'spectrum'이라는 말이 표현하듯이, 자폐를 가진 사람의 인지능력이나 기능의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어떤 이는 언어장애와 신체적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도움이 하루 종일 필요한 사람부터, 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오히려 어느 분야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반트(Savant) 신드롬인 사람들까지, 장애의 정도가 개인에 따라 매우 차이가 난다. 자폐의 증상은 생후 18개월에서 3세에 보고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시기에 자폐증상이 보고 되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이 시기가 유아의 언어, 사회적 발달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때이므로, 부모가 정상적 발달보다 늦는 것을 발견하기 쉽고 자폐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폐 인구의 증가

최근 연방 보건국은 2014년 실시한 11개 지역의 8세 어린이 자폐발생률이 59명당 1명이라고 보고하였다(2010년 88명당 1명 발생률 보고). 미 연방 교육부의 통계도 미국 내 특수교육을 받는 3~21세의 학생 중 자폐로 보고된 학생 숫자도 2000년에 비해 2015년에는 6배 증가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자폐를 가진 어린이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많은 학자들은 자폐를 진단하는 진단척도의 변화를 그 변수의 하나로 들고 있다. 자폐라고 진단받지 않았던 어린이들이 자폐로 진단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자폐란 현대에 들어와 갑자기 생긴 질환일까? 사실 자폐범주성 장애라는 말이 진단명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반세기도 안되었다.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자폐증상을 가진 사람은 정신질환자로 오인되어 시설에 감금되거나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사회와 격리 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다가 1943년 존스홉킨스 대학의 리오 캐너 박사가, 정신장애로 결코 진단 할 수 없는 11명 청소년들의 특이한 증상에 대한 연구 논문 중에 'autism'이란 말을 사용하면서 학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한 그는 이전까지 자폐 증상을 정신과적 질환으로 오인하던 것을 신경과적 발달장애로 결론 내려, 이후에 자폐범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라고 하는 새로운 진단을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폐가 발달장애의 한 종류로서 의료인이 보고 할 수 있는 진단명으로 출판되어 나온 것은 90년대가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미국 공립학교 특수교육에 자폐 구분이 추가 된 것도 같은 무렵, 1990년 장애인 교육법 개정 시였으므로 자폐진단의 숫자가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진단척도의 변화, 발달을 감안하고도 그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자폐에 대한 잘못 된 이해

자폐 어린이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폐의 원인이나, 치료, 교육 방법들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또한 동시에 수 많은 잘못된 정보, 증거가 없는 치료법이나 약물 등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구자들 중에도 연구결과를 조작하여 세상을 한바탕 떠들썩하게 하는가 하면, 약물이나 기구 등을 사용하여 자폐를 '치료' 한다는 자들도 있었다.

그 중에 매우 잘 알려진 연구 사기 사건은 영국의 외과의사 앤드류 웨이크필드의 백신접종과 자폐 발생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이다. 그의 연구는 연구과정의 오류, 결과 조작, 연구 비용 사기 등이 폭로되면서 가짜 연구 논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가짜 연구를 믿는 일부의 사람들이 홍역, 볼걸이 백신을 만드는 제약회사들을 소송하면서 미국사회가 그 논란으로 다시 들끓었다. 하지만 이도 결국 2011년 연방법원이 자폐발생과 백신의 연관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아직도 종종 이 조작된 연구결과를 철통같이 신봉하고 영.유아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님들이 적지 않아 우려가 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부 소규모 식약품업체나 시술인들이 각종 비타민, 출처를 모르는 한약, 침술사, 기 치료, 면역주사, 산소치료(hyperbaric oxygen treatment)등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는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을 마치 검증된 자폐 치료방법처럼 선전하고 있어 부모님들의 유의가 요구된다.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시도에 시간과 재산을 소요하기 보다 학교, 커뮤니티를 통한 교육과 소질 개발에 노력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폐의 의료적 진단

공립학교나 조기교육서비스를 통해 특수교육 서비스를 위해서 'Autism' 구분(장애인 교육법에 근거한 'classification')을 받는 것은 의료적 진단이 아니므로, 학부모들께서는 반드시 발달장애를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이나 대학병원의 팀을 찾아 자폐범주장애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아직도 자폐를 진단하는 척도를 사용할 줄 아는 경험 있는 전문가가 많지 않고, 전문가를 찾는다 해도 보험을 받지 않는 경우가 받아, 자폐진단을 의료적으로 제대로 받는 것은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자폐범주장애의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발달장애를 전문으로 다루는 주정부 클리닉이나 대학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고, 대기 시간도 길기가 일쑤이다. 주정부 발달장애국에서 운영하는 발달장애 클리닉은 대부분의 보험을 받고, 보험이 없는 경우 수입에 비례하여 검사비를 책정한다. 이곳에 2~3개월의 대기 시간을 염두에 두고 진단신청을 하면, 자폐진단 이외에도 인지검사, 염색체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발잘장애 전문가들을 통해 받을 수 있다. 현재 자폐 및 이외의 발달장애 진단을 전문으로 하는 주정부 발달장애 클리닉은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에 있다(Institute of Basic Research, NYS OPWDD). 이외에 지역의 발달장애 지역오피스에 연락을 하면 진단이 가능한 사립 클리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만일 주정부 클리닉을 통해 자폐 및 발달장애 진단을 의뢰코자 하는 분은 CIDA의 연방 학부모 지원센터(718-224-8197 Ext.1)의 도움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한인 이웃들에게 바랍니다

이웃이나 공통체에서 자폐 어린이나 청년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끌어안고 인정하는 태도는 자폐 자녀를 가진 가족들이 용기를 가지고 미래를 꿈구어 갈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종종, 한국인 전통의 '태교'를 이유 삼아 자폐 아이의 어머니들에게 아이의 장애를 탓 한다거나, 자폐로 인한 행동문제가 마치 훈육부족이 원인인양 부모 탓을 하는 것은 그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또한 교회, 방과후 프로그램 등에서 아이들간에 장애 아이를 왕따시키는 행동을 어른들이 가만히 보고 만 있거나 오히려 기피를 하는 태도도 우리 한인공동체를 뒷걸음질 시키는 행동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과 함께 성장 할 수 있는 이웃들이 사는 곳이야말로 성숙되고 발전지향적인 지역사회이다.

언제가 자폐를 가진 한인 청년들이 우리 한인 사회와 이웃들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랑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배영서 / CID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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