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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지나친 성교육에 불편한 학부모들

최근 넷플릭스의 한 드라마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다. 원치않은 임신을 한 주인공이 낙태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은 캘리포니아주의 한 고등학교다. 학교 내 성폭행, 폭력 등을 주제로 해 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논란의 영상은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낙태를 할 수 있는 방법, 상담센터에서 지원받는 절차 등을 자세히 알려준다. 너무 친절하다 못해 낙태하는 수술실 장면, 태반 흡입 소리까지 제법 긴 시간 보여준다. 성인이 보아도 충격 그 자체다.

새로운 성교육 교재가 캘리포니아주 학부모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다. 수많은 학부모의 반대 목소리에도 캘리포니아 교육 당국은 동성애와 성관계 등 적나라한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최종 채택했다. 임신을 피할 수 있는 성행위로 구강 성교, 항문 성교, 상호 자위 등을 토론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물론 부모 동의없이 낙태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동성애 문제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특히 민감한 이슈다. 개정안에 따르면 킨더가튼에 들어가기 전부터 일부 아이들은 트랜스젠더 등 태어날 때와는 다른 성 정체성에 대해 깨닫는 경우도 있다. 한인 학부모들은 너무 일찍 많은 정보를 알려주면 오히려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학생들이 알아야 할 권리,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권리'일까에 대해선 의문이다.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성애 교육을 하기보다는, 학교 내 상담센터를 통해 학생들의 내면을 자주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도움 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건 어땠을지. 많은 학생이 성에 대한 개념을 가지게 되는 고등학생 이상의 수준이 됐을 때 관련 교육을 진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학부모들로서는 이번 성교육 교재가 학생들이 알아야 할 '권리'를 바탕으로 제공됐는지, 불법 음란물을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볼 수 있게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인지 의문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오는 9월 학기부터 학부모 의견을 반영한 새 성교육 과정을 실시한다. 가주와 마찬가지로 동성애 등 대부분 내용을 그대로 다루지만, 학교들은 이와 관련 교육 스케줄을 3주 전 학부모들에게 의무적으로 공지해야 하며 부모들은 자녀의 불참 여부를 학교에 통보할 수 있다.

우리는 때론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게 됐을 때 허망함,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일부는 그 충격에 오랜 기간 정신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가주 교육 당국은 알 권리를 제공하는 것에만 집중했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 수준, 그리고 이로 인해 받을 정신적 충격·후유증 등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것이다.


홍희정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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