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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B형 간염 보균자, ALT<간 손상 감지 지표> 정상이어도 관찰 필요

들쭉날쭉 ALT와 추적 관찰 중요성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간염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ALT가 지속해서 상승하지는 않는다. 이들 중 많은 경우에서 ALT가 정상인 것을 본다. 그러므로 감염자를 진료할 때 한두 번의 ALT 검사 결과로 평가하고 치료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많은 환자의 경우, ALT는 그야말로 파도처럼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ALT 수치는 그 차이가 더러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여러 번 검사하고 관찰해야 한다. 이는 한 곳에 고정된 것을 보지 않고 흐름을 보아야 한다는 말과 같다.

진료란 마치 하나의 모션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사진 한 장 한 장을 따로 보아서는 그 동작 자체를 이해할 수 없지만 여러 사진을 모아 순서대로 나열해 놓고 볼 때 그 동작을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정확한 진료 또한 흐름과 과정을 제대로 파악해야 가능하다. 물론 사진 한장만을 보고도 즉시 어떠한 동작인지 알아낼 수 있을 만큼 환자의 증세와 검사 결과가 명확할 때가 있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쉽게 말해, 춤추는 ALT의 동작을 한 두 장의 사진만 가지고는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환자 또한 의사에게 단번에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내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사진도 필요에 따라 여러 장 찍고 의사에게 그 모두를 보게 한 다음 판정을 기다리는 인내심 또한 지혜로운 환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ALT가 정상인데 간이 나쁘다?

의사에게 “당신은 건강 보균자이니 걱정하지 마라”는 말을 들은 간염 보균자들 가운데 90% 이상은 별 탈 없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10%에 속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ALT 수치가 정상이면 간은 괜찮다”라는 말은 이제 더는 용납될 수 없다. ALT가 정상이라는 환자들을 지속해서 추적 관찰하면, 그들의 ALT 수치가 그리 정상만은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환자들을 장기간을 두고 정기적으로 추적 조사해야 한다. 다시 말해 ALT 수준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기간 내내 변화하므로 한 번 측정한 정상 ALT 수준으로 환자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설령 ALT 수치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간에는 벌써 심각한 손상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 여러 연구조사 결과로 발표된 바 있듯이, ALT와 간의 조직적 상태는 비례하지 않는다. e항원은 양성이고 바이러스 증식도가높지만, ALT 수치가 정상인 면역 관용기의 보균자들을 대상으로 간 조직 검사를 해보면, 이 중 20~30% 정도는 간의 섬유화나 경변이 있을 정도로 심한 손상이 간 것으로 나타난다. 즉, ‘ALT가 정상이니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큰 오산일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나머지 70% 환자 가운데 많은 사람이 점차 간에 손상이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간 조직에 엄연한 손상이 없더라도 필요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게 하는 것이 좋은 예방 치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무리가 아니다.



높은 ALT 수치의 다른 요인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의 ALT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두 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결과로 보는 것은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간염을 유발하는 모든 요인을 다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합 감염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더러는 B형과 C형 바이러스에 같이 감염된 경우도 있으며, 이러한 복합 감염을 모니터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B형 바이러스 치료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외에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원인으로 ALT가 상승해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주량은 실로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 알코올과 바이러스성 간염 질환이 복합되면 치료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현대인의 대표적인 질환이라 할 수 있는 비만, 당뇨, 고지혈증, 만성 심혈관 질환 등으로 생긴 지방간으로도 ALT는 상승할 수 있다. 아무 증상도 없는 건강한 사람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지방간’ 진단을 받는지는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B형 바이러스 감염자를 모니터할 때 알코올성 간염, 지방간 등을 포함한 여러 성인병의 요인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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