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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읽는 기독교] 광기(paranoia)와 기독교

광기와 기독교는 공존할 수 있을까.

홉스가 주장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과 같은 상황에서도 기독교인은 누가 오른쪽 뺨을 치면, 왼쪽 뺨마저 돌려 댈 수 있을까.

마치 영화 컨테이전(Contagionㆍ2011)이나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와 같은 상황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중국 내부에서 거의 좀비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강제 격리는 말할 것도 없이 온갖 모욕과 매질은 물론 죄수와 다름없는 처우를 당한다. 감염자들을 위한 병원은 치료가 목적이 아닌 사실상 죽음을 기다리는 수용소에 가깝다.

비감염자들은 워킹 데드의 세계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서로 투쟁하고 살육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피해망상적일 수 있고, 누구나 광기를 발현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해 혹은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다. 이웃을 계속해서 의심해야 하고 이웃과의 투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웃이 감염되지는 않았는지, 감염되었다면 언제라도 우리를 감염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닌지, 폐쇄된 도시에서 이웃보다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인지 등 계속해서 질문하게 된다.

인류의 역사는 각종 전염병을 대하듯 타자에 관하여 믿음보다는 의심으로, 소망보다는 두려움으로, 사랑보다는 증오로 대하였음을 보여준다.

정치ㆍ사회적 광기는 동성애 이슈, 종교, 인종, 성 갈등, 총기 사고, 테러, 정치적 갈등 등에서 발현했다.

이런 광기의 세계에서 다양한 견해는 존재할 수 없고, 오로지 자신을 선으로, 타자를 악으로 대할 뿐이다. 광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다른 뺨을 돌려 대는것 혹은 산상수훈에서의 온유한 자가 되는 것만큼 미친 짓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선한 사마리아인은 반드시 필요하며 상당한 찬사를 받을 것이다.

예수를 추종하는 기독교인이라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명령을 준행함으로써, 깨어진 세상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edkim5@calvinseminary.edu


김은득 / 목사·칼빈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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