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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소중한 친구들

친구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어릴 때 살던 옛 동네에 가 있는 느낌이 든다. 밥 먹는 것보다 친구가 좋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6.25의 폐허 속에서도 친구들과 노느라 해가 져서, 밥 먹으러 들어오라는 식구의 소리에 집으로 돌아가던 때가 있었다.

나이 들어 학교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났다. 그렇게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친구들과의 세월은 흘러갔다. 지금도 전화하는 옛 친구가 있고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하는 친구도 있다.

세월이 흘러 이민온 지 33년. 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있다. 이제 팔십 노인이 되어 어렸을 때 뛰놀던 힘이나 장년 때의 패기는 없지만 만나면 마음이 편하고 진정으로 서로를 위해주는 친구들이다.

나에게는 4살과 2살 위 두 명의 특별한 친구가 있다. 어렸을 때는 한 두살 차이가 대단했는데 노년이 되어보니 위아래 5살은 친구라더니, 그냥 모두 친구가 됐다. 그래도 형님 대접은 깍듯이 한다.



80세 넘은 노인들이 만나도 소녀처럼 즐겁다. 큰 형님은 두 동생을 끔찍히 위해주신다. 아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두 동생을 배려하신다. 유머 감각도 뛰어나지만 근엄하신 분이다. 아직도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착각하고 사시는 것은 아닌지.

큰 형님은 이름이 계화라며 기생 이름 같다고 한다. 그러면 작은 형님은 그 이름은 멋있기나 하지 자기 이름은 갑숙이라며 웃는다.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나의 친구 형님들이 다음 월요일 만나자고 연락을 주셨다. “형제보다 더 친밀하게 고착하는 친구가 있다”는 성경 말씀처럼 나를 항상 염려해주고 사랑해주는 진정한 친구들이 곁에 있어 참 행복하다.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정현숙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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