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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최초?…나는 '지휘자 김은선'일 뿐

SF오페라 음악감독 임명
LA오페라 공연 지휘 맡아
22일부터 도로시 챈들러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 음악감독에 임명된 지휘자 김은선. 22일부터 LA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로베르토 드브뢰’를 지휘한다. [사진 Ugo Ponte]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 음악감독에 임명된 지휘자 김은선. 22일부터 LA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로베르토 드브뢰’를 지휘한다. [사진 Ugo Ponte]

지난해 12월, 놀랄만한 소식이 샌프란시스코로부터 들려왔다.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 김은선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SFO)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이었다. SFO는 97년 전통의 메이저 오페라단이다.

김은선은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지휘자다. 2010년 여성 최초로 마드리드 왕립극장 지휘대에 올랐고, 지난해 신시내티 5월 축제에 145년 역사상 첫 여성 지휘자로 무대에 섰다. 물론 SFO 97년 역사에 첫 여성 음악감독이기도 하다.

김은선이 오는 22일부터 3월 16일까지 LA다운타운 도로시 챈들러 극장에서 공연되는 LA오페라의 ‘로베루토 드브뢰(Roberto Devereux)’를 지휘한다. 로베르토 드브뢰는 도니제티의 오페라로 프랑수아 앙슬로의 비극 ‘영국의 엘리자베스’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다.

지난 17일 막바지 공연 준비에 한창인 지휘자 김은선과 이번 공연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LA오페라와의 첫 공연이다. 준비는.

“너무 즐기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처음인데도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데 가수와 오케스트라, 스태프 모두 친절하게 대해준 덕분이다. 특히 콜론 감독(LA오페라 음악감독)이 자상하게 대해줘 감사하다. 동네 아저씨처럼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에게 언제든지 얘기하라’며 챙겨준다. 상임지휘자가 객원 지휘자를 챙겨주곤 하는데 콜론 감독만큼은 아니다. 지난 6월에는 내 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러 샌프란시스코까지 찾아와 줬다.”

-이번에 공연되는 작품은.

“벨칸토 오페라로 자주 연주되는 곡은 아니다. 나 역시 도니제티의 다른 곡들은 많이 알고 있지만 이 곡은 잘 몰랐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했다고 해야 하나. 너무도 멋진 곡이다. 상식적인 부분을 뒤집는 부분이 많다. 음악이 밝은 것 같은데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다. 그걸 돋보이게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SFO에서는 언제 일을 시작하나.

“정식 임기는 내년 8월이지만 이미 일을 시작했다. 또 올 가을 2020/21 시즌 오프닝 공연 ‘피델리오’를 맡았다. 이에 앞선 6~7월에도 갑작스런 지휘자 사임으로 베르디의 에르나니를 지휘한다.”

-임기 동안 보여주고 싶은 음악이나 계획은.

“레퍼토리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다. 어떤 스페설리스트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특히 현대 작곡가, 현존 작곡가들의 곡을 소개하고 싶다. 베르디나 베토벤도 그 시대에는 현대 작곡가였다. 우리도 우리 시대 음악을 연주해야 한다. 또 좀 더 적극적으로 영아티스트 지원에 힘쓸 것이다. 나 역시 윗세대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배웠다. 이제 후배들에게 주고 싶다.”

-‘최초의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다닌다. 클래식계에서 여자로 힘들지는 않나.

“남자보다 더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막상 나 자신은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항상 나였고 항상 여자였지않나. 그래서 사람들에게 농담처럼 ‘남자가 한 번도 되어 본 적이 없으니 여자여서 더 힘든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한다. 성별보다는 경험과 연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노하우라면.

“연세대에서 작곡을 공부할 때 지휘자의 길로 이끈 은사님이 있다. 그때 처음 배운 것이 지휘자의 자세다. '지휘자는 소리를 낼수 없다. 소리는 뮤지션에서 나온다. 그러니 좋은 소리를 뮤지션들에게서 끌어내기 위해서는 항상 공부하고 겸손해야 한다'며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너에게는 첫 지휘일지 모르지만 그 앞에 앉은 할아버지들은 수백 번을 연주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가르쳐 주셨다. 그러니 내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악보에 충실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뿐이다.”

-어떤 지휘자가 되고 싶나.

“듣기 좋아하는 말이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나 가수들이 연주 후 ‘너와의 연주가 매우 즐거웠다’고 했을 때다. 뮤지션들이 즐겁게 음악을 했다면 관객들 역시 그 즐겨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LA관객들에게 한마디

“설렌다.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지 않나. 아직 한국에서도 공연해 본 적이 없으니 LA가 내가 연주해 본 곳 중 한인들이 가장 많은 도시다. 많이 오셔서 즐겼으면 한다.”

◆공연 정보

입장료는 24달러부터. 티켓 구매는 온라인(LAOpera.org)이나 전화(213-972-8001)로 가능하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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