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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본향으로 떠난 당신

칠십 평생 사시느라 애쓰셨습니다. 저와 결혼해 자녀 낳고 이렇게 저렇게 힘든 시간 잘 견디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1년 전부터 통증이 오면서 몸의 기운이 약해지는 당신의 모습이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아시는지요. 중환자실에서 조금 차도가 있으면 ‘할렐루야’를 외치다가 그 다음 날에 또 다시 악화되면 피가 마르는 것 같이 힘들었습니다.

밤중에 수술 들어가 애태우던 날도 있었습니다. 가슴 조리며 아이들과 기도하면서 기다렸는데 당신은 회복하지 못하고 약에 의존해 수면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당신을 위한 길인가 생각해 보고 아이들과 상의도 했습니다.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당신을 살려보겠다고 무던히도 노력했던 당신의 아들들이었습니다. 당신에게 죽음이 임박했을 때 아이들은 양쪽에서 손을 꼭 잡고 아빠의 숨결과 모습, 그리고 냄새까지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두 아들과 저는 당신의 임종을 바라보면서 여러가지 지난 날들을 떠올렸습니다. 9개의 튜브를 몸 속에 넣고 있었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숨소리를 느끼지 못했을 때 너무나도 놀랐고 꿈이 아닌 현실 속에서 당신의 삶이 끝났다는 것을 그제야 실감했습니다. ‘왜 그렇게 빨리 가는 거야'라며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고통과 아픔이 없는 천국에서 우리들을 바라보면서 옅은 미소를 짓고 계시겠죠.

인공호흡기를 떼기 전 마지막으로 제가 "하나님 손 꼭 잡고 하나님만과 바라보세요"라고 한 말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감자찌개 맛있게 잘 끓이던 아빠, 역사와 정치 이야기 많이 들려주셨던 아빠, 아이들은 그런 아빠를 많이 그리워하고 많이 보고 싶어 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의 아내가.


김선애 / 부에나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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