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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한식으로 깨닫는 한국어

정정숙 이사 / 한국어진흥재단
정정숙 이사 / 한국어진흥재단

[LA중앙일보] 발행 2020/03/16 교육 23면 기사입력 2020/03/14 19:22

가족을 위해서 균형 잡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모든 주부들이 신경을 써서 챙기는 일 중의 하나다.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지방의 5대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음식을 요리해서 색깔을 조화시켜 접시에 차려 놓으면 영양과 함께 입맛도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내가 소속해 있는 한국어진흥재단의 목표 중 하나는 전국에 있는 초ㆍ중ㆍ고교에 한국어반을 개설해서 한국어와 겸비한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적극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수단의 하나가 바로 한문화를 소개하고, 체험하는 것이다.

수년 전 LA통합교육국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영양가 있는 식사 프로그램' 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학생들에게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장려하는 방법을 실천하도록 권장하였다. 당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나는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한 5대 영양소의 기능과 역할이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가르치고 집에 가서도 그날의 저녁메뉴를 점검해서 과연 5대 영양소가 균형 잡혀 있는지를 살펴보고 기록해 오라는 숙제를 내준 적이 있었다. 동시에 교육국에서는 '영양가 없는 군것질 안 하기(No Junk Food)' 라는 구호를 세워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하루 세 끼는 물론이고 간식도 영양가 없는 소위 '정크푸드'는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라고 서약까지 받으며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LA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로스앤젤스고등학교는 1997년에 최초로 한국어반이 개설되어 2018년까지 계속되었다가 유감스럽게도 학생 수 감소 때문에 2019년에 폐지되었다. 전체 학생 수 1300명 쯤에 비해 아시안 학생이 6%이며 한인 학생은 겨우 25명이다. 한국어 교육과정에는 언어 외에 한국 문화가 포함되어 있고, 한국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한국 고유의 음식 문화가 있다.

지난해 세계한식화협회와 좋은 계기를 통해 LA고등학교의 다민족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한식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그날 한식 도시락에서 선보인 음식은 불고기, 닭 구이, 두부 무침, 잡채, 김치 등 여러 가지였는데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불고기였다. 5대 영양소가 균형 있게 들어간 도시락을 배부하며 동시에 한국어 반이 다시 개설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다.

한식 소개를 하면서 한가지 알아차린 점은 불고기가 제일 인기있는 요리이지만 가장 한국적이면서 영양공부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요리는 잡채라는 것이다. 우선 재료가 불고기보다 여러가지가 들어간다. 당면을 시작으로, 고기, 당근, 시금치, 달걀,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등 여러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다. 각 재료의 영양소를 따로 공부할 수 있고 이 모든 재료를 섞어서 잡채를 만들었을 때 전체 잡채의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지방의 5대 영양소와 전체 칼로리를 측정해 볼 수 있다.

모든 과목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공통으로 중요한 요소는 가끔 교과서를 떠나서, 실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식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젓가락 사용이다. 요즈음에 한식당에 가면 한인이 아닌 손님들이 젓가락을 쓰는 모습을 자주 본다. 어떤 손님들은 아주 서툴러서 웃음이 나오지만 어떤 손님들은 한국사람 못지않게 능숙하게 젓가락을 쓰는 것을 본다. 내가 미국에 와서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할 때에 비하면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도 여러 학교에서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채택되도록 우리 재단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어 배우기에서 한식 문화는 중요한 부분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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