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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온라인상담 중개하고 수수료…‘사무장’ 네이버 논란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7/02 08:05

‘지식인 엑스퍼트’서 법률상담
소비자가 낸 돈 5.5% 수수료 떼
서울변회, 서비스 위법여부 검토
일부선 “비대면 트렌드 반영”



네이버의 온라인 상담 플랫폼 ‘지식인 엑스퍼트’. 지난 3월 법률 상담 카테고리가 추가됐다.





변호사 2만8585명(7월 1일 오후 2시 기준)이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를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3월부터 온라인 변호사 상담을 중개하고 ‘결제수수료’를 받고 있어서다. 네이버가 사실상 사무장 역할을 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지적과,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변호사 업계가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3월 온라인 상담 플랫폼 ‘지식인 엑스퍼트’에 법률 상담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약 150명의 변호사가 활동 중이다. 현재까지 일평균 상담 건수는 1000여 건으로 변호사 1인당 6건 이상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 서비스의 위법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평호 여해법률사무소 대표도 지난달 26일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서울동부지검에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김 변호사도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에 등록했다. 김 변호사는 “다른 결제 수수료가 통상 2~3% 안팎인데 네이버는 5.5%나 받는다”라며 “이게 정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어서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소비자들에게 국내 법률 시장은 ‘깜깜이’다. 누가 일 잘하는 변호사인지 알기 어렵다. 변호사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대형 로펌에 들어가거나 방송에서 얼굴을 알리지 않고는 홍보·마케팅 수단이 마땅치 않다. 게다가 로스쿨 도입으로 시장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수는 3만 명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이 등장했다. 일정 금액을 내면 온라인으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고, 변호사가 마음에 들면 사건 수임까지 이어진다. 상담하고 사건이 끝나면 별점과 리뷰로 해당 변호사를 평가한다. 생전 처음 법원에 가야 하는 일반인 입장에서 리뷰는 대리인 선택에 도움이 된다. 사건 수임 기회가 아쉬운 신진 변호사에겐 기회일 수도 있다.

네이버는 소비자가 결제한 상담 금액 중 5.5%를 네이버페이 플랫폼 결제 수수료로 공제하고 변호사에게 지급한다. 변호사법 34조는 변호사를 소개·알선해주는 대가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네이버 서비스를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쪽은 네이버가 받는 결제 수수료가 법에서 금지한 변호사 소개 대가라고 본다.

김평호 변호사는 “다른 온라인 법률 서비스는 변호사에게 정액 광고비를 받을 뿐 중개·알선 수수료를 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에 네이버는 합법이라고 주장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엑스퍼트의 결제수수료는 결제 서비스 제공의 대가이고, 네이버 내 다른 서비스의 통상적인 결제 대행 수수료와 동일하게 책정됐다”며 “변호사법 34조에서 말하는 이익의 수수로 볼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변호사업계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서울변회 회장을 지낸 나승철 변호사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 만들어진 조항을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피해는 변호사와 의뢰인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의 등장으로 법률시장이 급격히 상업화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개인변호사 A씨는 “네이버 상담이 허용되면 점점 경쟁이 치열해져 본격적으로 변호사들이 장사꾼이 돼 여기저기 광고하고, 브로커와 손잡고 나중엔 막 이혼도 권유하고 그런 식으로 시장이 혼탁해지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괜찮겠지만, 과연 여기가 끝이겠느냐”고 반문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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