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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부모의 역할

한국 뉴스에서 ‘인천 라면 화재 형제’기사를 읽었다. 인천 한 빌라 2층에서 아빠 없이 자라는 10살과 8살 형제가 당일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끼니를 때우려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을 내어 화상을 입은 사고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형은 동생을 자기가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 동생을 먼저 책상 아래 좁은 공간으로 피하게 하고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자 이불로 앞을 막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침대 위 텐트 속에 있다가 쓰러졌다고 한다.

엄마는 어찌해 두 아들의 끼니조차 챙겨주지 않고 밖으로 나가버렸을까. 엄마는 평소에도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이웃의 신고로 세 차례나 경찰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42년 전 내가 다니던 회사의 미국 지사장으로 온 지 1년 후 아내와 두 아들이 들어왔다. 그 때 큰아들은 2살, 작은아들은 100일이었다. 몇년이 지나 오렌지카운티의 도서관 직원모집 소식을 듣고 아내가 응시해 인턴으로 합격했다. 그 후 3개월이 지난 정규직이 됐지만 두 아들이 어려 그들만 집에 있게 하기가 불안해 큰 애가 중학생이 될 때까지 근무시간이 적은 인턴을 계속했다. 10년 동안 인턴을 하고 큰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 정규직을 갖고 집 열쇠를 아들에게 넘겨주었다. 큰아이도 동생과 혼자 있을 때 늘 많은 관심을 갖고 잘 이끌어 주었다.



주위에서 우리를 보고 바보라고 이야기했다. 정식 직원이 되면 돈도 훨씬 많이 받고 건강보험도 들어주는데 왜 정규직을 마다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때 우리는 돈보다도 아이들을 잘 돌보고 안전하게 양육하는 것이 먼저였다.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인천의 두 형제를 후원하겠다는 문의 전화가 잇따른다고 한다. 속히 두형제가 정상으로 회복되기를 바란다.


박문규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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