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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세월은 흐른다

동이 튼다. 해가 솟는다. 새 아침이 온다. 흔히 우리는 시간이 흐른다, 세월이 흘러간다라는 말을 한다. 세월과 시간은 어디로 가는지 쉬지 않고 흘러간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을 하고 있지만 세월은 간다. 흘러가 버린 세월을 되돌릴 수 없지만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들은 창가에 있는 한가한 틈을 따서 과거의 필름을 돌린다.

일제강점기에 국민학교를 다녔다. 일본인 교사의 이름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어떤 날에는 하늘 높이 콩알 만하게 떠있는 B29 폭격기가 폭탄을 주루륵 떨어뜨리고 가는 것을 보기도 했다.

중학교 입학해서는 한국어로 배웠다. 고등학교 때에는 6.25전쟁이 터졌다. 어린 마음에 무서웠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서울수복과 1.4후퇴에 이르기까지 살아 남았다는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다.



결혼 후 1970년 유학 온 동생의 초청으로 8살, 9살, 11살 된 애들을 데리고 이민을 왔다. 생판 낯선 곳, 낯선 땅에서 또 어떤 시간이 흘렀을까. 그럭저럭 5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애들은 다 둥지를 떠나 저희들 갈 길을 다 잘 가고 있다. 증손주도 넷이나 봤다.

이제 세월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흘러갈까. 하루가 다르게 몸도 마음도 기억력도 쇠약해진다.

그래도 오늘 새 아침을 맞는 마음은 다시 새로워진다. 내일 일은 모른다. 하루하루 산다. 그래서 오늘을 더 감사하며 힘차게 산다.

코로나19도 세월과 함께 흘러가 버리겠지…. 귀한 하루의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낼 순 없다. 구름 위에 해가 있고 새 아침에는 구름이 걷힌다. 힘든 시간과 세월이지만 오늘도 주님은 우리의 손을 잡고 계신다. 모든 힘을 내자.


수지 강·라구나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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