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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아보카도 나무

1965년 내 일생 처음으로 집을 토런스 호손 길에 샀다. 차고를 개조해 가게를 만들고 앞마당을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큰 합판의 앞뒷면에 ‘WIGS(가발)’라고 쓰고 전봇대에 높이 매달았다. 당시 그 길은 차가 시속 65마일로 달리고 길 주변에 밭이 펼쳐져 있던 때였다.

뒷마당에는 붉고 긴 털의 큰 개가 뛰어 놀았다. 지인이 기르기 힘들어 두고 간 개다. 그런데 그 개가 쌓인 낙엽을 뒤지고 들어가 시커멓고 번들번들한 과일을 입에 물고 나와 그늘에 엎드려 아주 맛있게 먹는 것이었다.궁금히 여긴 나도 주워 먹으니 맛이 제법이었다. 구수하고 식물성 기름은 입맛을 돋웠다. 집사람은 독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할 거냐며 나무랐다.

주말에 가드너가 왔기에 도대체 그 나무가 무어냐며, 엉성하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니 베어버리라고 했다. 가드너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보더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가드너는 그 나무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되묻더니 마구 베면 시에서 벌금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 나무가 바로 아보카도였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나무를 다시 쳐다보고 나는 싱긋 웃고 말았다.



열대성 과일은 한결 같이 알이 크고 단단하며 성장도 빠르다. 요즘 내가 사는 골프장 안에는 씨도 없고 매우 단 오렌지 나무가 많다. 종종 나가면 열매를 따먹는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 의사가 골프를 치면서 먹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너무 달아서 당뇨병이 생긴단다. 나는 질겁을 하고 그 후 손을 대지 않았는데 얼마 지나 주인이 몽땅 잘라버리고 대신 아보카도 나무를 잔뜩 심어 놓았다.

아보카도를 처음 봤던 때는 아이젠하워 시대였는데 세월이 흘러 지금은 트럼프 시대를 살고 있다.


김시면 / 한미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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