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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손녀 결혼하던 날

코로나19로 6월로 예정됐던 손녀의 결혼식을 이번 달에 했다. 의젓하고 잘생긴 신랑 옆에 서 있는 웨딩드레스 속의 손녀를 보면서 목이 메었다. 눈물은 소리없이 자꾸 흐른다. 신부 어머니인 내 딸도 연신 눈물을 훔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60년도 훨씬 지난 옛 일이 생각났다. 결혼식을 마친 우리 부부가 친정 집을 떠나올 때 아버지는 돌아서서 마당에 서 있는 나무를 붙잡고 울고 계셨다. 나는 그때의 아버지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됐는데…. 문득 그 생각이 났다.

세월은 정말 빠르다. 첫 손녀를 보았던 감격이 엊그제 같은데 그 꼬물거리던 어린 아기가 벌써 커서 한 가정을 이루는 복된 날을 맞았다. 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그 눈물은 너무도 대견하고 행복해서 나오는 기쁨의 눈물이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반백년이 넘어 세상 인심과 정도 많이 변했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수천년이 지나도 그대로이다.

결혼식 내내 두 손을 꼭 잡고 기도했다. 우리 아기 앞에 꽃길만이 펼쳐지기를 비는 이 간절한 할머니의 마음은 지나친 욕심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세상 부모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아무리 세상 풍파가 거세고 힘들어도 믿음과 신뢰의 튼튼한 울타리 안에서 둘이 힘을 합치면 고난도 역경도 극복할 수 있다. 한자의 사람 ‘인(人)’자는 한 사람이면 넘어질 수도 있으나 또 하나가 받쳐준다면 안정된 삶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대나무는 세월과 함께 마디가 하나씩 하나씩 생겨 하늘 높이 올라간다. 대나무가 거친 바람을 버티며 마침내 일어설 수 있게 한 것은 ‘마디’의 힘이다. 손녀 내외의 앞길에 행복만이 넘치기를 기도한다.


하영자 / 풋힐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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