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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가을의 향기

외투 깃을 세우고 떨어지는 은행잎을 밟으며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던 지난 날들을 기억해 본다.

가을은 붉게 물들어가고, 겨울을 재촉하는 실비 소리에 낙엽이 내려앉던 시간이었다.

흐린 기억 속에서 옛 사람들을 떠올린다. 지금은 세월에 묻혀 잊혀져 간 그리운 사람들이다.

그때를 생각하며 사색에 잠긴다. 한 줄의 시라도 쓰고 싶은 계절이다. 낭만과 고독이 공존하는 시절에 떨어지는 낙엽은 향수를 불러온다. 잎새의 쓸쓸함이 있지만 가을은 수확과 성숙의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오색의 단풍잎들은 푸른 하늘로 올라가 꽃송이가 된다. 또 한 번의 가을을 보낸다.


장희정·밴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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